제51화
몇 마디 핀잔을 들은 진서하는 체면이 서지 않았지만 남민우의 상처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외국에서 돌아온 뒤 부모님 손에 이끌려 연경대에 들어가 학력을 세탁했는데, 모든 사람이 뒤에서 그녀를 멍청이라고 수군거렸고 겉으로는 비위를 맞추고 추켜세워주었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진서하의 배경과 자원만 노릴 뿐, 진심으로 그녀를 후배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직 남민우만이 겉과 속이 같았다. 그는 진서하에게 멍청하다, 쓸모없다, 거치적거린다고 쏘아붙였지만 이내 진지하게 실험을 가르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었다.
한 번이 안 되면 두 번, 세 번씩 반복했고 구박하면서도 실제로는 무척 인내심이 있었다.
진서하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건 한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사람은 이미 임자가 있어 속상했다.
진서하도 따라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갑자기 남민우의 허리를 끌어안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나한테 화내지 마. 적어도 오늘은 그러지 마! 방금 나랑 같이 죽을 고비를 넘겼잖아! 선배, 나도 다쳤단 말이야, 무서워.”
남민우는 문득 진서하가 울면서 가방으로 자신의 앞을 막아주며 감싸주던 모습이 떠올랐다.
가냘프면서도 모든 것을 걸어버린 듯 무모할 만큼 용감했다.
남민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진서하의 팔을 잡아당겼고 간신히 진서하를 떼어 놓았는데 진서하는 다시 달려들며 서럽게 울었다.
그는 결국 참을성 있게 달래줄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은 한여름의 더위 속에서 가장 차갑고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여수민의 온몸을 꿰뚫고 상처투성이로 만들었다.
유리문 밖에 서 있던 그녀는 마치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한겨울에 홀로 내던져진 것처럼 느껴졌으며 온몸이 아프고 추웠다.
여수민의 남자 친구인 남민우는 자신의 후배를 끌어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고 있었고 손으로는 그녀의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이 다른 여자에게도 해줄 수 있는 행동이었다.
순간 여수민은 자신이 또다시 버려졌다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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