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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유정아! 내 여동생 못 봤어요? 7, 8살쯤 된 여자아이인데.” 진초연은 사무실에서 계속 물어봤지만 아무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다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고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면 도시에서 20km 떨어진 폐공장으로 와.” 진초연은 한순간도 지체할 수 없어 코트를 움켜쥐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차에 시동을 걸기 전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규칙을 깨고 한 통의 전화를 걸었다. “초연아, 계약 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왜 전화한 거야? 무슨 일... 진초연은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삼촌, 유정이가 혼자서 나를 찾아왔다가 납치됐어요. 빨리 사람을 보내주세요. 규칙을 어긴 대가는 저 혼자 짊어질게요!” 말을 마치자마자 차는 화살처럼 달려 나갔다. 진초연이 낡은 철문을 걷어차고 들어가자 의자에 묶인 채 기절해 있는 진유정이 눈에 들어왔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의 몸에는 폭탄이 감겨 있었다. “성지영, 대체 뭘 하려는 거야? 내 동생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넌 내가 죽어서도 가만 안 둬.” 진유정이 납치된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진초연은 성지영의 소행임을 눈치챘다. 그녀만이 자신에게 가장 적대적이었으니까. 역시나 2층 계단 위에서 성지영이 리모컨을 쥔 채 화사하게 웃고 있었다. “알아챘구나. 안타깝지만 아무 소용이 없어. 빌어먹을 널 봤을 때부터 역겨웠는데 내 직감이 맞았어. 개돼지보다 못한 직원 주제에 감히 오빠 침대에 기어올라? 참 뻔뻔하네. 진초연, 천하다는 말을 언제 쓰는지 알아?” 진초연은 그녀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띠었다. “몰라. 근친상간이 어떤 말인 줄은 잘 알지.” 성지영은 순간 아픈 곳을 찔린 듯 얼굴이 일그러졌다. “진초연, 어디서 큰소리야! 내가 이 버튼만 살짝 누르면 네 여동생이 죽어.” “안 돼!” 강렬한 공포가 목구멍으로 치밀어 진초연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유정이는 놓아줘.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줄게!” “휴대폰에 있는 영상을 삭제해.” 진초연은 망설임 없이 휴대폰을 쾅 산산조각 내버렸다. 진유정은 어릴 때부터 성장 과정을 지켜본 아이였고 피로 이어진 가장 가까운 가족이었다. 자신은 아무리 모욕당하고 욕을 먹어도 상관없었지만 진유정만은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됐다. 진초연에게 협박이 통하자 성지영은 거침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목소리는 피를 갈망하는 악마처럼 악랄했다. “참으로 감동적이네. 이러니 성준수가 좋아하지. 자, 우리 게임을 해보자고. 준수가 너 같은 천한 년을 고를지, 아니면 나를 고를지.” 말을 마친 성지영은 진유정을 인질로 삼아 그 폭탄을 진초연의 몸에 묶었다. “가만히 있어. 그럼 네 여동생부터 풀어주지.” “좋아, 애는 놓아줘!” 진초연은 이를 악물고 동의하며 눈물을 머금은 채 진유정에게 당부했다. “유정아, 빨리 도망쳐. 멈추지 마. 내가 삼촌한테 사람을 보내서 널 데리러 오라고 했어. 넌 달리기만 해.” “언니!” “도망쳐!” 진초연이 큰 소리로 외치자 진유정은 울면서 한 걸음 한 걸음 공장을 빠져나갔다. 아이의 모습이 빛과 그림자 속에 사라지자 진초연은 비로소 한숨을 내쉬었다. 성지영이 그녀와 나란히 앉았고 몸에는 똑같은 폭탄이 묶여 있었다. 납치범은 성지영의 손짓에 따라 성준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고 진초연은 긴장한 채 문밖을 응시했다. 쾅! 굉음이 울렸다. 역광 속에서 성준수는 훤칠한 키를 자랑하며 반듯하게 서 있었다. 하지만 문을 여는 순간 그는 성지영에게 달려들었다. 진초연의 마음속에서 부서진 절망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성준수는 조심스럽게 성지영 몸에 묶은 폭탄을 풀었다. 이마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마침내 폭탄을 천천히 바닥에 내려놓은 뒤 그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진초연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입을 열기도 전에 성지영이 공포에 질려 폭탄을 쳐다보며 비명을 질렀다. “준수야, 타이머가 아직 돌아가고 있어. 빨리 도망쳐!” 30초. 29초. “30초밖에 안 남았어! 준수야, 늦겠어! 빨리!” 성준수의 동공이 급격히 움츠러들며 진초연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성지영을 안은 채 밖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렸다.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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