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강청서는 말 등에 엎드려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넘어진 게 아파서가 아니라 뼛속 깊이 새겨진 두려움 때문이었다.
전생에 왕부에 있을 때 임신 7개월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마구간 청소에 다른 잡일들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어느 날 몸이 무거워서 청소가 늦어졌는데 마침 그날 이현익이 말을 쓰려고 왔다가 더러운 마구간을 보고 마부들을 꾸짖은 적 있었다.
이현익이 떠난 후 마부들은 화를 그녀에게 쏟아내며 그녀의 사지를 말에 묶고 말이 승마장을 질주하도록 했다.
모두 군대에서 키운 사나운 말이라 강청서는 온몸이 부서질 뻔하여 울면서 손이야 발이야 싹싹 빌었지만 아무도 그녀를 가련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들은 웃으면서 그녀의 초라하고 처참한 모습을 구경했으며 심지어 몇 바퀴 더 버틸 수 있을지 내기까지 했다.
나중에 강청서를 묶었던 끈이 풀리면서 그녀는 등이 풀밭에 쓸렸고 수시로 바닥에 떨어질 것 같았다. 너무 무서운 그녀는 말의 배를 꽉 잡고 등에 쓸리는 핏자국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러던 중 뱃속의 아이가 격렬한 움직임을 견디지 못하고 미리 바깥세상으로 나오려고 했다. 그녀의 피를 보고 놀란 말을 곧바로 마부들을 향해 돌진했고 그제야 그녀는 구조될 수 있었다.
그렇게 원이는 조산되고... 그녀는 온몸에 고질병이 남았다.
그 후부터 강청서는 말 타는 걸 매우 두려워했다.
말 등에만 타면 숨이 막힐 것 같은 두려움이 찾아왔다.
“내려주십시오.”
강청서는 말에 탄 채 윤세진에게 애원했다.
“제발 저를 내려주십시오.”
그녀의 끔찍한 과거를 알 리가 없는 윤세진은 그녀가 단순히 자신과 접촉하기 싫어서 그러는 줄 알고 계속 달리면서 그녀를 달랬다.
“고집부리지 마십시오. 상처 때문에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되니 무슨 일 있으면 의관에 도착한 뒤에 다시 얘기합시다.”
강청서는 멍한 눈으로 고개를 젓더니 메스꺼운 느낌과 함께 헛구역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심지어 전생의 승마장으로 돌아간 것 같은 환각까지 생겨 충혈된 두 눈으로 비명을 지르며 말의 목을 덥석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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