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그녀는 곧 그의 팔을 뿌리치고 힘겹게 이총 골목 쪽으로 걸어갔다.
이현익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몇 번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방금 낭자의 오라버니를 본 것 같소. 집에 돌아가는 길인 것 같던데 그런 모습으로 돌아가면 걱정할 것이오.”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예상대로 강청서는 발걸음을 멈췄다.
이현익은 옆 골목을 가리키며 일부러 부드러운 말투로 제안했다.
“저기 궁에서 일하던 어의가 있는데 외상 치료에 능숙하오. 거기 가서 약을 바르고 의상을 갈아입고 돌아가면 오라버니의 눈을 속일 수 있을 것이오.”
이현익은 강청서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강청서는 어두컴컴한 하늘을 한 번 보고 또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본 후 구운 거위를 사느라 텅 빈 돈주머니를 떠올렸다.
이런 모습으로 돌아가면 오라버니는 분명 크게 노할 것이다.
결국 그녀는 이현익을 따라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갔다.
윤세진도 같이 따라나서려고 하면서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 일은 제 불찰입니다. 제가...”
이현익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제지했다.
“조 태의는 낯선 사람을 싫어하고 무예를 연마하는 사람은 특히 싫어하니 가지 않는 것이 좋겠소.”
“게다가 전하께서 아직 궁에서 기다리고 계시오.”
윤세진은 이마를 탁 쳤다.
‘그러네. 내가 이걸 잊고 있었어.’
오늘 백성들까지 밀치면서 급히 상경한 건 황제가 술시 전에 황궁으로 오라는 명을 내렸기 때문이다.
군영은 경성에서 남쪽으로 20여 리 떨어진 곳에 있었기에 길이 멀어 그는 서둘러야 했다.
조금 전의 일도 있고 강청서를 급하게 의원한테 데려다주려고 하다가 가장 중요한 일을 잊을 뻔했다.
윤세진은 급히 말 위에 다시 올라타면서 이현익에게 당부했다.
“그럼 대군께서 잘 보살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전하를 뵈러 궁으로 가 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윤세진은 먼지를 일으키며 빠르게 사라졌다.
이현익은 다시 시선을 강청서한테 돌려 그녀를 데리고 조 태의의 거처로 향했다. 조 태의와 그의 부인은 그녀의 상처를 닦아준 후 집사를 시켜 갈아입을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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