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오십이 넘은 노인에게 이런 시련을 견디라니,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였다.
다행히 강청서가 마음이 여려 몇 번 보고 서둘러 떠났기에 그나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조 집사는 가슴을 움켜쥐고 잠시 숨을 고른 후에야 계속 보고했다.
“어젯밤 전하께서 윤세진 장군을 궁으로 불러들여 어전수령직을 동시에 맡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3일마다 입궁하여 전하께 무예를 가르치도록 하셨습니다.”
“대군, 전하께서 뭔가 생각이 있으신 겁니다.”
이현익은 가볍게 웃었다.
“아직도 전하를 열두 살짜리 아이로 생각하는 것이냐?”
“웬만한 대신들 집안 자식들도 열두 살이면 생원에 합격한다! 하물며 궁에서 태부들한테서 날마다 가르침을 받고 있고 본왕도 크게 견제하고 있지 않으니 같은 또래의 평범한 아이들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그럼 저희 앞으로...”
조 집사는 약간 말을 더듬었다.
이현익은 코웃음을 쳤다.
“전하께서 진정한 황제로 성장할 수만 있다면 나도 많이 편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간신들의 꾀에 넘어가게 된다면 조정의 물을 흐리게 될 것이다.”
“무예를 익히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니 뛰어난 스승을 몇 명 더 찾아서 궁으로 보내거라. 윤세진 그놈은 무예가 뛰어나긴 하지만 좋은 스승은 못 될 것이다. 전하를 잘못된 길로 안내할까 봐 오히려 걱정이구나.”
“네.”
조 집사는 대답하고 나서 곧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대군께서 이렇게 천하를 위해 애쓰시는 걸 전하께서는 모르고 계실 겁니다.”
이현익은 눈빛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고 무관심했다.
“알면 어떻고 모르면 어떻단 말이냐? 본왕이 하는 일은 누구의 인정도 필요 없다.”
“세상은 소란스럽고 다들 속된 인간일 뿐이니 내가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겠지.”
“결백한 사람으로 살면 어떻고 오명을 뒤집어쓰면 또 어떻단 말이냐?”
“이 세상에는 검은 것이 있으면 흰 것이 있기 마련이다. 모두가 깨끗하게 살고 싶어 하지만 본왕은 어둡게 사는 게 더 쉽다고 생각한다.”
조 집사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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