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돈 벌 방법이 생기자 강청서는 재빨리 서재로 달려가 강의를 한 권 들고 소중하게 품에 꼭 안고 강희천에게 말했다.
“오라버니는 그 책들을 먼저 보십시오. 이건 제가 이틀 빌리겠습니다.”
강희천은 어이없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급해할 것 없다. 내일 내가 목탄필을 사 오거든...”
“저는 그걸 안 쓸 겁니다!”
강청서는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김씨 상단 물건은 하나도 쓰지 않을 겁니다!”
말을 마친 강청서는 책자를 들고 서쪽 안채로 갔다.
곧 촛불이 켜지고 창문에 소녀의 아름다운 옆모습이 비쳤다.
강희천은 실소를 금치 못하고 고개를 저으며 마지막 잔을 비운 후 탁자를 깨끗이 치우고 세수를 한 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며칠 동안 바쁘게 지냈으니 오늘은 술김에 푹 쉴 생각으로 강희천은 눕자마자 잠에 들었다.
...
촛불을 켜고 열심히 글씨체를 분석하며 종이에 옮겨적던 강청서는 오라버니의 방에서 가장 비싼 화선지를 사용하여 그 글자 위에 덮고 천천히 한 획씩 조심스럽게 써 내려갔다.
시간이 어느덧 꽤 흘렀다...
옆집 주인이 바뀐 마당에도 불이 켜졌다.
강청서는 한 장 더 옮겨적은 뒤 일어나서 기지개를 켰다.
취기는 다 사라지고 어느덧 졸음이 쏟아졌다.
이걸로는 부족하다. 오늘 밤 그녀는 세 장을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강청서는 마당으로 나가서 차가운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올려 얼굴을 적셨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시 방으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희미한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강청서는 발걸음을 멈추고 약간 놀란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피리 소리는 바로 옆 강남 상인의 집에서 들려오는 것이었다.
피리의 주인도 청중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는지 소리가 점점 더 은은해졌다.
봄바람처럼 버드나무처럼 또 청순하고 여린 소년처럼...
강청서는 할 일도 잊은 채 돌의자에 앉아 턱을 괴고 피리 소리에 황홀한 표정으로 피리 소리를 경청했다.
...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현익은 사복을 입고 있었으며 머리카락은 먹물로 물들인 것처럼 검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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