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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그녀비운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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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강희천이 빠르게 안채로 들어섰는데 강청서가 서재에 홀로 기름등을 밝혀 책을 읽고 있는 걸 보자 조마조마한 마음이 그제야 비로소 놓였다. 강청서의 옆모습은 등불에 섬세하고 온화하게 잘리어져 마치 꿈속의 한 장면처럼 아련하게 다가왔다. 강희천의 목소리를 듣자 강청서는 쓰던 걸 멈추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 눈빛은 맑고 청명했다. “오라버니, 돌아오셨군요?” 그 순간의 따스함과 걱정스러운 표정에 강희천은 모든 피로가 씻겨 내려간 듯했다. 그는 책 상자에서 책을 꺼내며 그릇에 담긴 아직 식지 않은 한과를 조심스레 건넸다. “영승각에서 만든 완두떡인데 내일이 추석이라 동날 것 같아서 오늘 줄을 서서 겨우 마지막 하나를 구해왔다.” “네가 좋아하는 거니 배고프면 한 입 먹거라.” “그런데 오늘은 왜 이렇게 늦게까지 안 자고 있었느냐?” 강청서는 웃으며 일어섰다가 한과를 손에 쥐고 한 입 베어 물고는 마치 배고픈 고양이처럼 눈을 가늘게 뜨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역시 완두떡은 영승각의 것이 제일이에요!” 강희천은 애정 어린 눈빛으로 웃음을 지으며 몇 마디 더 주고받은 후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자물쇠가 왜 바뀌었느냐?” 강청서는 완두떡을 쥔 채로 손을 멈추더니 떡을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오라버니, 날씨가 추워져서 차 한 잔 가져오겠습니다.” 강청서는 자리를 피하려 했다. “가만있거라.” 강희천은 그녀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거짓말할 때마다 바빠 보인다는 걸 아느냐?” “앉거라!” 그는 의자를 가리키며 위협과 명령이 섞인 어조로 말했다. 강청서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하는 수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집에 도둑이 들어서 관리들이 자물쇠를 바꾸는 게 좋다고 그랬습니다.” 강희천의 목소리가 갑자기 긴박해졌다. “도둑이 들었다고? 넌 괜찮은 거냐?” 강청서는 고개를 저으며 그를 안심시켰다. “제가 오후에 장을 보고 돌아왔을 때 관리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도둑들은 이미 잡혔고 잃어버린 물건들은 대부분 찾아왔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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