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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그녀비운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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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이건 오늘 아침 일찍 김 대감 댁의 하인이 직접 들고 온 청첩입니다. 여러 차례 말씀을 전하며 꼭 참석해 달라 당부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 청첩이 마치 제가 먼저 들이민 것처럼 말씀이 바뀌었더군요.” 강희천은 김정혁을 향해 시선을 내리꽂았다. 김정혁의 눈동자에 당혹과 허둥거림이 번지자 그는 냉소를 흘리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김 도령과 저는 길에서 스쳐 가는 인연도 못 됩니다. 얼굴을 마주한 것도 손에 꼽을 정도인데 그 입으로 감히 제 누이동생의 이름을 더럽히십니까?” 말투는 정제되어 있었으나 한 마디 한 마디가 점점 서늘하게 내리꽂혔다. 처음엔 조용했던 목소리는 어느새 날이 서 있었고, 말끝에선 짓누르는 듯한 기운이 번져 나왔다. 상석의 주성운은 입을 다문 채 강희천을 지켜보았다. 의기양양한 자들을 상대로 한 치도 물러섬 없는 태도. 근거는 분명했고 말투는 품위 있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말끝마다 힘이 실려 있었다. ‘이 아이, 나중에 반드시 이름을 떨칠 인물이 될 것이다. 오늘 일이 옳고 그름을 떠나, 내가 지켜줄 이유는 충분하다.’ 그사이, 김 대감은 속으로 김정혁을 몇 번이고 저주했다. 체면이고 뭐고 있을 틈이 없었다. 그는 부리나케 앞으로 나와 자세를 낮췄다. “강 선비, 부디 노엽지 마시게. 오늘 자리는 본디 글을 나누고 학문을 논하려 모신 자리였네. 내 아우가 어리석어 술기운에 실없는 소리를 내뱉었을 뿐이니 그 마음 너그럽게 보아주겠는가.” “강 선비는 인물도 기품도 고르게 갖춘 분이시고 누이동생 또한 단정하고 예의 바르다 들었네. 어머니께서 그 아이를 마음에 들어 하셔서 먼저 청혼 말씀을 꺼내신 것이지 댁에서 먼저 손 내민 일은 아니었다네.” “연회가 끝나는 대로 내가 직접 가례를 갖추어 문안드릴 터이니 실례 드린 점, 반드시 사과 올리겠네.” 그러나 강희천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그 얼굴은 여전히 단단하게 굳어 있었고 눈빛엔 싸늘한 기운이 어려 있었다. “저희처럼 미천한 집안이 감히 부원군 댁의 높은 문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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