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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그녀비운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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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김연희에게 군주의 작위가 내려졌다는 소식이 경성 장안에 퍼졌을 때는 이미 향시 전날 밤이었다. 강청서는 오라버니가 다음 날 과거 시험장에 가져갈 시험 바구니를 점검하고 있었다. 3년마다 돌아오는 향시는 시험이 시작될 때쯤이면 늦가을이라 두꺼운 솜옷이 필요했고 좀 사는 집에서는 이미 화로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과거 시험장 안에서는 화로는커녕 문과 창문조차 없어 가을바람이 불면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벽돌 건물 안에서 시험 보는 사람들은 덜덜 떨어야 했다. 강청서는 올해 새로 나온 솜을 사서 미숙과 함께 이틀 밤낮으로 옷 두 벌을 만들었다. 속옷부터 겉옷, 그리고 버선까지 모두 솜을 두 겹으로 넣어 만들었기에 만져보기만 해도 두툼하고 따뜻했다. 그리고 밤에 손 시리지 않도록 손 싸개를 만들고 있었다. 바늘땀이 촘촘한 곳에 방금 은은한 대나무 마디 자수를 놓자 밖에서 월하의 활기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씨! 언니! 밖이 정말 시끌벅적해요!” 오늘 월하는 분홍색 솜 치마에 양 갈래머리를 하고 손수 만든 감꼭지 노리개를 차고 있어서 마치 양반집 귀엽고 사랑스러운 막내딸 같았다. 월하는 밖에서 얻어온 듯한 과자를 언니 손에 쥐여주고 손수건으로 손을 쓱쓱 닦은 후, 강청서 옆 방석에 무릎을 꿇고 앉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씨, 밖에서 풍악 소리가 엄청 크게 나서 무슨 혼례 행렬인가 했더니 혼례 가마는 없고 궁궐 내관들이 장춘부원군 댁에서 온 가마를 타고 궁으로 돌아가고 있더라고요. 우리 집 앞을 지나가는데...” “장춘부원군 댁 하인들이 바구니에 곶감이랑 깨강정 같은 걸 가득 담아 길을 따라 뿌리면서 가더라고요. 듣자 하니 장춘부원군 댁 일곱째 따님이 대비마마께 예쁨 받아서 이성 군주로 봉해졌대요!” “심여군주라 불린다던데... 아씨, 정삼품 군주면 엄청 높은 거잖아요! 거기에 봉토까지 받았다던데! 그분은 정말 복이 많으시네요!” 강청서는 순간 방심한 탓에 바늘이 손끝을 찔러 핏방울이 번져 나왔다. 수놓고 있던 손 싸개의 짙푸른 대나무 잎 위로 핏자국이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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