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곽희자는 순간 넋이 나갔다.
그녀의 입장에서 그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여미주가 아무 이유 없이 화를 낸 거라고 생각했다.
지난 몇 년간 여미주에게 함부로 하는 게 익숙했던 곽희자는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진우진의 분노 어린 눈빛과 강력한 기세에 눌려 애써 기억을 더듬어봤다.
“아, 생각났어요.”
그녀는 뭔가 떠오른 듯 흥분한 말투로 말했다.
“사모님이 도련님께서 주신 선물을 쓰레기통에 버렸더라고요. 아무리 그래도 도련님이 마음 써서 고르신 거잖아요. 그래서 도련님 대신 몇 마디 하고 그 선물을 치워버렸어요. 도련님한테 화난 걸 저한테 화풀이하신 것 같아요. 전 너무 억울해요.”
진우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핵심 구절을 다시 말했다.
“선물을 치워버렸다고요?”
“네.”
곽희자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평소에 사모님의 보석 액세서리들은 다 제가 관리했으니까요.”
진우진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
“내가 미주한테 준 선물을 미주가 버리든 말든 아주머니가 무슨 자격으로 관리하는 거죠?”
“큰 사모님께서 저한테 그렇게 하라고 하셨는데요? 전 도련님도 알고 계신 줄 알았어요...”
진우진은 그녀의 말을 듣지도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가정부 방으로 향했다. 곽희자도 일어나 뒤따라갔다.
반쯤 열린 문을 밀고 들어선 진우진의 얼굴에 놀라움이 스쳤다.
진열장 위에 값비싼 보석 케이스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는데 이 방 안의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책상 위에 노트가 놓여있었다. 진우진이 다가가 노트를 펼쳐보았다.
보석을 기록한 리스트였고 여미주가 세 번 이상 착용한 보석은 모두 압수되었다. 심지어 결혼반지까지 압수했다.
예전에 여미주에게 왜 갑자기 결혼반지를 끼지 않냐고 물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여미주는 결혼반지가 너무 눈에 띈다면서 일할 때 끼면 불편하다고 했었다. 또한 화장대 위에 놓여있던 선물이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이유를 물었을 때도 몇 번 끼고 나니 싫증이 나서 치워버렸다고 했었다.
모든 것에는 이미 징조가 있었다.
어쩐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