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이 말에 상황을 모르는 여직원들은 매우 놀라 문가희에게 달려갔다. “문가희 씨, 사무장님과 아는 사이예요?” “남편도 봤으면 그냥 아는 사이를 넘어서 꽤 친한 사이인 것 같은데.” “문가희 씨, 얼른 궁금한 것 좀 알려주세요. 사무장님 남편이 대체 누구예요?” 문가희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입을 꾹 다물었다. 곽다연은 여미주가 담배 피우는 걸 발견했던 날 그녀가 진우진에게 따져 묻던 그 말이 떠올랐다. ‘셋이 남다른 사이 같은데... 난 문가희에게 잘 보이려고 이렇게 애를 쓰는데 여미주는 왜 나처럼 평범한 신분임에도 진우진, 문가희 같은 재벌 2세들과 아는 사이인 거지?’ 곽다연은 속으로 끓어오르는 질투를 억누르며 여자 직원들의 수다에 끼어들었다. “사무장님은 무슨, 곧 항공부에서 쫓겨날 텐데.” 문가희는 이마를 짚었다. “제가 체력이 약해서 오래 이야기하니까 좀 피곤하네요. 이만 쉬러 갈 테니 다들 하던 이야기 마저 나누세요.” 곽다연은 마치 아가씨를 모시듯 친절하게 그녀를 부축했다. 여미주가 다가와 곽다연의 손을 잡고 살짝 떼어냈다. “제가 문가희 씨랑 더 친하니까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곽다연은 불만스럽게 문가희를 쳐다봤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 지석주는 여미주가 지문을 성공적으로 확보하는 모습에 흐뭇하게 웃었다. ... 여미주는 문가희를 부축해 별장 엘리베이터 앞에 다다른 뒤 그녀에게 등을 돌린 채 엄지손가락에 씌워진 투명 지문 채취 장갑을 벗어 의료용 봉투에 밀봉한 다음 가방 가장 안쪽에 넣었다. 문가희는 그녀가 뭘 하는 건지 궁금했다. 가까이 다가가 보려는 순간 여미주가 이미 가방 지퍼를 닫아버렸다. 띠링...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여미주는 더 이상 가식을 떨 마음이 없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혼자 알아서 올라가.” 문가희가 그녀를 붙잡으며 다정하게 속삭였다. “미주 언니, 여기까지만 데려다주는 건 아니죠. “난 이곳에 대해 알지 못해. 길도 몰라.” “제가 먼저 와서 몇 층 돌아봤어요. 어떻게 가는지 알아요.” 문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