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전 10살 때 수영을 시작해서 13살에 청소년 수영 대회에서 우승했어요. 다들 내가 물에 들어가면 마치 작은 인어 같다고 칭찬했죠. 하지만 몸이 다친 이후로 수년간 물을 두려워했어요. 병이 재발해서 죽을까 봐.”
여미주는 문가희의 잡담을 들어줄 생각이 없어 뒤돌아 가려고 했다.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는 걸 보니 피곤하지 않나 보네. 난 갈 테니 마음대로 해.”
“미주 언니.”
문가희가 그녀를 불러 세우며 천천히 일어섰다.
가냘픈 몸이 휘청거리며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것 같았다.
여미주가 반쯤 돌아섰다.
문가희는 마치 점심 메뉴를 상의하는 듯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이지만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소름 끼쳤다.
“만약 언니가 나를 물속에 밀어 넣어 죽을 뻔하게 했다는 걸 오빠가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여미주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문가희를 쳐다보았다.
“너 진짜 미쳤구나. 보통 미친 게 아니야. 정신과에 가봐야겠네.”
자신의 허약한 몸을 협박 수단으로 삼다니, 여미주는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문가희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그 미소는 여느 때처럼 달콤하고 무해했다.
여미주는 등골이 오싹해져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찾을 필요 없어요. 여기 카메라 없으니까.”
문가희는 파란색 물 옆에 서 있었다. 바람이 살며시 그녀의 머리카락을 스치자 그녀 본인도 바람에 흔들리며 언제라도 발을 헛디뎌 물속으로 빠질 것 같았다.
여미주는 차분하고 이성적인 모습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병약한 사람을 물에 밀어 넣는 건 장난이 아니라 살인이야. 네가 아무리 일을 크게 벌이려 해도 내가 먼저 경찰에 신고할 거야. 내 무죄를 증명할 수 있는 건 카메라뿐만이 아니니까.”
문가희는 더욱 환하게 웃었다.
“예를 들면 미주 언니 가방에 있던 소형 녹음기 같은 거요?”
여미주는 깜짝 놀라 가방을 들고 있던 손에 힘을 줬다.
오기 전에 그녀는 확실히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지문 캡 외에도 녹음기를 챙겼는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였다.
지난번 문가희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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