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하지만 여미주를 향해 달려온 것은 아니었다.
생존 본능이 그녀를 물장구치며 수영장 가장자리를 더듬게 했고 누군가 그녀를 단단하게 붙잡아 끌어올렸다.
지석주였다.
그는 겁에 질려 말을 더듬었다.
“미주야, 괜찮아? 무섭게 이러지 마!”
여미주는 물을 몇 모금 토해낸 뒤 시야가 서서히 맑아졌다.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모두가 문가희의 안부를 걱정하는 사이 그녀의 눈에 보이는 건 진우진의 뒷모습뿐이었다.
진우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여미주를 한 번도 돌아보지 않고 기절해 있는 문가희를 안은 채 미친 듯이 달려갔다.
입과 코로 들어간 물이 심장 속으로 스며드는 듯했다.
심장이 쓰라리고 쿡쿡 쑤시며 여미진의 가슴과 7년 동안 뼛속 깊이 새겨두었던 사랑을 갈기갈기 찢어발겼다.
그날 밤 무심코 물에 빠진 사건으로 진우진이 마침내 답을 준 것이었다.
진우진과 문가희가 떠나자 많은 이들이 따라 나갔고 최상층 수영장 안에는 몇 사람만 쓸쓸하게 남아 있었다.
오직 지석주만이 여미주를 걱정하고 있었다.
곽다연이 달려와 여미주에게 삿대질하며 소리쳤다.
“여미주 씨, 사람이 정말 악독하네요. 문가희 씨는 몸이 약하고 병까지 앓고 있어서 진짜로 죽을 수도 있었어요. 어떻게 사람을 물에 밀어 넣을 수 있어요?”
여미주는 웃었다.
어깨가 떨릴 정도로 웃고 있지만 눈가는 완전히 붉어져 있었다.
지석주는 마음이 아파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미주야...”
곽다연은 소름 끼치는 여미주의 미소에 당황했다.
“뭐가 그렇게 웃겨요?”
여미주가 고개를 들어 조롱하는 눈빛으로 힘겹게 말했다.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인데 빨리 경찰 불러서 날 잡아가라고 해요.”
“...”
곽다연은 순간 당황했다가 자신의 기세가 약해진 걸 깨닫고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잘난척하지 마요. 내가 못 할 줄 알아요? 감옥에 갈 준비나 해요.”
곽다연이 씩씩거리며 자리를 떠난 뒤 지석주가 조용히 물었다.
“미주야, 대체 무슨 일이야?”
여미주는 설명할 힘도 없어 밀봉된 지문 채취 봉투를 지석주에게 건넸다.
지석주는 그녀가 지쳐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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