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병원에서 간호사가 여미주의 이마 상처에 붕대를 감아주는 동안 배석우는 검사 결과를 가지러 갔다.
병실로 돌아왔을 때 그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여미주 침대 옆에 앉았다.
“다행히 발목은 단순한 외상이라 겉보기엔 심각해도 뼈는 다치지 않았어요. 하지만 머리를 부딪쳐서 가벼운 뇌진탕 증상이 있는데 지금도 어지러워요?”
“좀 나아졌어요.”
간호사가 여미주의 이마 상처를 치료한 뒤 발목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발목은 온통 피투성이였고 식염수로 씻어내자 따끔한 통증이 살 속으로 스며들었다.
여미주는 얼굴을 찌푸리며 참아내느라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지만 배석우 앞에서 신음조차 내지 않았다.
배석우가 부드러운 외국어로 상대에게 말했다.
“제가 할까요?”
간호사가 그를 흘깃 보았다.
“아니요. 그쪽은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남자가 웃음을 터뜨렸다.
“알아요. 제 휘튼스 대학 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어요.”
멈칫하던 간호사는 배석우가 자신의 전공과 학력을 자랑하는 줄 알고 퉁명스럽게 면봉을 그의 손에 밀어 넣었다.
“알아서 해요.”
여미주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배석우에게 이렇게 유치하고 고집스러운 면이 있을 줄은 몰랐다.
배석우는 면봉을 던져버리고 핀셋으로 솜뭉치를 집어 과산화수소를 묻혀 여미주의 발목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그의 손놀림은 능숙하고 전문적이었으며 아주 부드러워 여미주는 전혀 아프지 않았다.
다른 남자가 이렇게 가까이서 자신의 발을 들여다보는 게 여미주에게는 좀 부끄러웠다.
공기 중의 습하고 답답한 분위기가 미묘하게 변했다.
여미주가 발을 살짝 움츠리며 말했다.
“간호사 선생님을 다시 부르는 게 어때요? 이런 작은 상처까지 도련님이 직접 할 필요는 없어요.”
배석우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한 말 때문에 화가 나서 오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
“...”
배석우는 여미주에게 약을 발라주며 혼자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처음 녹턴에서 만났을 때 기억해요? 미주 씨가 술에 취한 남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다쳤을 때도 내가 약 발라줬잖아요.”
“기억해요. 시간이 흘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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