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진우진은 술잔을 들어 가볍게 한 모금 마시며 무심한 어투로 말했다.
“마음대로 해.”
그가 신경 쓰지 않는다면 여미주도 망설일 게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배석우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배석우 씨...”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 손을 뻗어 허리를 낚아챘다.
진우진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여미주의 귀에 가까이 다가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고백 한 글자에 벌 1시간 추가야.”
“...”
여미주는 순식간에 알아들었다.
그가 말한 ‘벌’은 보통 서서 그 짓을 하는 거였다.
벽이나 유리창, 발코니 난간을 붙잡고서...
비록 작은 소리였지만 문가희는 바로 옆에서 어렴풋이 몇 글자를 들었다.
부부 사이에서나 할 법한 야한 말이었다.
여미주가 오지 않았다면 오늘 밤 그녀와 진우진이 애매한 분위기를 즐겼을 것이다.
속으로 불만을 꾹 참는 그녀의 아파서 핏기 없는 얼굴이 안타깝게 보였다.
“미주 언니는 유부녀라 이런 게임이 적절하지 않을 것 같은데 벌주 세잔 마시는 건 어때요?”
문가희가 나서서 도와주자 함주원은 더 이상 떠들지 않았다.
“착한 가희 씨가 구해준다니까 됐어요. 벌주 세잔 마시고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죠.”
여미주는 다소 불쾌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결국 피동적인 위치였다.
고백하면 집에 가서 진우진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술을 마시면 문가희에게 빚을 지게 된다.
현장에 어색한 적막이 흐르자 배석우가 입을 열었다.
“미주 씨는 다친 지 얼마 안 돼서 술 많이 마시면 몸에 무리가 갈 거예요. 진우진 씨.”
말하며 진우진에게 눈치를 주었다. 그가 나서서 아내 대신 술을 마시라는 뜻이었다.
진우진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차갑게 말했다.
“본인이 자초한 일인데요.”
진우진의 말에 구경꾼들은 분위기를 띄우며 여미주에게 벌주를 마시라고 떠들썩하게 부추겼다.
“벌칙 대신 술을 마셔도 되지만 3잔으로는 안 돼. 5잔은 마셔야지.”
“다섯 잔이라니, 누구를 무시하는 거야? 항공대 퀸카 주량은 유명하잖아. 업소 다니면 느는 게 술인데 적어도 10잔은 마셔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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