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그는 조금도 개의치 않는 듯 목소리에 아무런 감정도 담지 않고 물었다.
“왜? 계속 말하지 그래?”
“...”
진우진 앞에서 3년 전의 그 부끄러운 일을 입 밖에 내기가 어려웠던 여미주는 생각을 바꾸어 사진 쪽으로 대화의 초점을 옮겼다.
“이 야시장 사진들은요, 배석우 씨 말고도 제 친구 두 명이 더 같이 있었어요. 그날 밤 진우진도 함께 있었고요. 그저 순전히 저녁 식사를 함께한 것뿐입니다.”
여미주는 그 사진 몇 장을 들어 진우진에게 보여주었다.
진우진은 묵묵부답이었다.
여미주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 녹턴에서 찍힌 사진들은... 그날 제가 좀 다쳐서요, 배석우 씨를 우연히 마주친 겁니다.”
약에 취해 험한 일을 당할 뻔했던 이야기는 어머니가 들으면 가슴이 철렁할까 봐 굳이 꺼내지 않았다.
“저는 배석우 씨의 인품을 믿어요, 그럴 틈을 타 저에게 몹쓸 짓을 할 분이 아니시죠. 사진을 찍은 사람은 악의적으로 착시를 이용해 저와 배석우 씨의 관계를 헐뜯으려는 겁니다. 못 믿으시겠으면 그날 밤 녹턴 복도 CCTV를 확인해 볼 수도 있고요.”
그녀는 다시 소혜란을 바라보며 물었다.
“엄마, 이 사진들 누가 드린 거예요?”
소혜란은 문득 무언가를 깨달은 듯 표정이 굳어지더니 고개를 돌려 옆에 서 있는 문가희를 응시했다.
“가희 가방에서 떨어졌더구나.”
여미주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가희가 나한테 이렇게 관심이 많을 줄은 몰랐네. 사설탐정까지 고용해 몰래 사진을 찍어 감시할 줄이야.”
진우진의 미간이 좁혀지더니 표정 또한 무겁게 가라앉았다.
문가희는 아주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한 거 아니에요. 이 사진들은 누가 저희 집 문 앞에 택배로 보낸 거예요. 며칠 동안 얼마나 불안했는지 몰라요. 이걸 오빠한테 말해야 할지, 아니면 미주 언니를 도와 숨겨줘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더군요. 이모한테 들킬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방 안의 세 사람이 침묵에 빠진 채 아무도 자신을 믿는다는 기색을 보이지 않자 문가희는 계속 변명했다.
“정말 제가 일부러 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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