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서하영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캐리어를 열어 옷을 하나씩 꺼내 옷장에 가지런히 넣었다.
다른 가방에는 컴퓨터와 모니터 두 대가 들어 있었고 그는 그것들을 조심스레 옆방 서재로 옮겨두었다.
집은 아주 넓었고 구조 또한 훌륭했다. 집주인에게는 자신만의 서재가 있었고 작은 침실에도 딸린 서재가 있었으며 창고로 보이는 방도 하나 더 있었다.
모든 짐을 정리한 뒤 서하영은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몸을 눕혔다. 텅 빈 방에 홀로 남았지만 외로움도 두려움도 느낄 틈 없이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저녁 8시, 오진숙은 임도윤에게 전화를 걸어 서하영이 무사히 별장으로 이사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이어 본가로 돌아갈지, 아니면 별장에 그대로 머물지를 물었다.
그날 정오 무렵, 임도윤은 명지훈으로부터 모든 절차가 끝났다는 전화를 받은 참이었다. 막 이혼을 마친 서하영이 곧바로 별장으로 옮겼다는 소식은 그에게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곳에 남아 주세요.”
임도윤은 짧게 대답했다.
본가에는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오진숙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답했다.
...
다음 날 아침, 서하영은 8시 15분에 눈을 떴다. 창밖으로 햇살이 가득 들어왔고 그녀는 기지개를 켜며 상쾌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꼈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시간을 덜 쓰게 되자 하루가 훨씬 여유로워졌다.
오후에는 평소 요리에 필요한 각종 조미료와 채소, 과일을 사기 위해 마트에 들렀다. 저녁을 직접 차려 먹을 생각이었다. 물론 그녀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과 케이크, 간식거리도 빠짐없이 장바구니에 담았다.
몇 병의 물만 덩그러니 있던 냉장고는 금세 음식으로 가득 찼다. 그녀는 휴대폰으로 요리법을 찾아보다가 간단해 보이는 메뉴를 골라 토마토 계란볶음과 달짝지근한 감자조림을 만들고 밥을 지었다.
두 가지 요리를 완성하는 데 꼬박 한 시간 반이 걸렸다. 식탁 앞에 앉은 서하영은 난감한 표정으로 접시들을 바라봤다. 토마토 계란볶음에서는 알 수 없는 매운맛이 났고 다른 접시에 담긴 끈적한 덩어리는 감자조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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