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서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옆 소파에 앉았다.
처음 들어온 안방은 서브룸보다 훨씬 넓었다. 발코니 쪽에는 작은 휴식 공간이 있었고 그 안에는 소파 하나와 책장 하나만 단출하게 놓여 있었다.
임도윤은 숙취 해소차를 들어 한 모금 마신 뒤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
“오늘 복도에서 그 남학생이 고백했어요?”
넓은 소파 위에서 서하영은 다리를 올려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임도윤은 차를 머금은 채 잠시 회상하듯 눈을 가늘게 떴다.
“꽤 잘생겼던데, 받아줬어요?”
서하영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아니요.”
“왜요? 마음에 안 들어요?”
그녀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
“받아들였다간 월세 100만 원만 내면 되는 이 집을 잃을까 봐요.”
임도윤은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술기운이 섞인 목소리는 낮고 깊어 듣는 이를 사로잡았다.
그는 몸을 기울여 그녀의 턱을 손으로 감싸 쥐며 옅은 취기를 담은 눈빛으로 속삭였다.
“그거 알아요? 이 얼굴이면 집 몇 채도 바꿀 수 있다는걸.”
서하영은 그 눈을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저는 단 하나뿐인 집을 원해요.”
임도윤의 긴 눈매가 미묘하게 가늘어졌다.
“단 하나뿐인 집은 어떤 거예요?”
“제 마음에 드는 집이요.”
그는 조금 더 가까이 몸을 숙였다. 낮아진 목소리에는 묘한 유혹이 서려 있었다.
“제가 좋은 거예요, 아니면 집이 좋은 거예요?”
서하영은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집이요.”
“제가 좋아요, 아니면 제가 주는 즐거움이 좋아요?”
“즐거움이요.”
임도윤의 입술이 천천히 말려 올라갔다. 은은한 파문이 눈빛에 번지며 낮게 속삭였다.
“오늘 하영 씨가 한 대답을 기억하세요. 저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집도 즐거움도 모두 사라질 테니까.”
서하영은 평온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러나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임도윤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은은한 술 향이 번져 입안 가득 퍼졌고 서하영은 눈을 감고 그에게 응했다.
부드러움은 곧 뜨거움으로 바뀌었다. 서투름은 있었으나 전율이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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