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빌라의 거실.
배시우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
가정의가 조심스럽게 멍든 그녀의 팔을 닦아내고 있었다.
소독약이 상처에 닿자 배시우는 숨을 들이켰다.
하지만 통증보다 머릿속을 가득 채운 건 창고에서 본 강지윤의 싸늘한 눈빛이었다.
뭔가 이상했다.
너무나도 이상했다.
분명 같은 얼굴인데 그 눈빛, 그 기세는 예전의 ‘순한 강지윤’과는 완전히 달랐다.
“쓰읍...”
배시우가 소파 팔걸이를 꽉 움켜쥐자 의사가 급히 말했다.
“배시우 씨, 조금만 참으세요. 곧 끝납니다.”
“빨리 해요.”
배시우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그를 재촉했다.
의사가 나가자 그녀는 진정을 되찾으려 자리에서 일어나 물 한 잔을 따르러 갔다.
그런데 복도로 향하던 발걸음이 멈췄다.
모퉁이에서 누군가의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두 명의 가정부가 몰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손에는 봉투 하나를 쥐고 있었다.
“사모님께서 결혼식 끝나면 전달해달라 하셨는데 아직 식도 안 끝났잖아. 어떡하지?”
“쉿! 대표님이 들으면 우리 혼난다니까!”
배시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조용히 다가갔다.
“무슨 얘기예요?”
가정부들이 깜짝 놀라더니 하마터면 봉투를 떨어뜨릴 뻔했다.
그녀를 알아본 순간, 두 사람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배, 배시우 씨...”
“그게 뭐예요?”
배시우는 바로 손을 내밀었다.
“나한테 줘요.”
가정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봉투를 건넸다.
“사모님이 저한테 맡기신 거예요. 결혼식이 끝나면 본인께 전달하라고 하셨는데 아직 식이 안 끝나서...”
배시우는 흠칫하더니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그럼 내가 전해줄게요. 내가 직접 만나러 갈 거라서요.”
가정부들이 물러가자 배시우는 곧장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손이 떨릴 정도로 서둘러 봉투를 찢었다.
안에는 몇 장의 메모가 들어 있었다.
글씨는 단정하고 익숙했다.
[박태형은 우유 알레르기가 있으니 금지.]
[단 것을 싫어함. 커피는 무조건 아메리카노, 설탕은 넣지 말 것.]
[서재 왼쪽 두 번째 서랍에 위장약 있음. 야근하면 꼭 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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