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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남원의 밤거리. 박태형은 인적이 드문 골목에 서 있었다. 바닷바람이 스쳐 지나가며 짠내가 묻은 공기가 얼굴을 때렸다. 그의 시선은 차갑고 피로가 짙게 깔려 있었다.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남원의 구석구석을 뒤졌지만 강지영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비서가 보내온 정보에는 단지 그녀가 남원행 비행기를 탔다는 사실뿐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넓은 곳에서 대체 어디서부터 찾아야 하는 걸까? 박태형은 머리를 꾹 눌렀다. 며칠째 이어진 수색에 눈가에는 붉은 핏줄이 선명히 드러나 있었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밤 아홉 시였고 거리에 남은 사람들은 몇 안 됐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걸음을 옮기며 스쳐 가는 얼굴 하나하나를 확인했다. 혹시라도 그녀를 놓칠까 봐 시선을 거둘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박태형의 발걸음이 땅에 박힌 듯 멈췄다. 가로등 불빛 아래, 흰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그 가느다란 뒷모습이 어딘가 낯익었다. 분명 강지영이었다. 박태형의 심장이 세차게 죄어들더니 순간 피가 온몸에서 들끓는 듯했다. 그는 거의 반사적으로 달려가 여자의 손목을 붙잡았다. 목소리는 쉬어 갈 듯 거칠고 절박했다. “지영아!” 여자는 놀란 눈으로 그를 돌아봤다. 낯선 얼굴이었다. “누구세요?” 그녀는 당황한 듯 손을 뿌리치고는 두 걸음 물러났다. 박태형은 그 자리에 굳어 섰다. 눈빛에 남아 있던 빛이 서서히 꺼져갔다. 강지영이 아니었다. 그는 사람들 사이를 바라보다가 이내 피식 웃었다. 너무나도 씁쓸한 웃음이었다. 박태형은 휴대폰을 꺼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계속 찾아. 남원 구석구석 다 뒤져서라도 반드시 찾아내.” 전화를 끊고 그는 고개를 들었다. 밤하늘이 어둡게 내려앉아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집요하고 어딘가 광기에 가까운 빛을 띠고 있었다. ‘강지영,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아침 햇살이 흰 커튼 사이로 스며들었다. 창문을 열자 짭조름한 바닷냄새가 섞인 바람이 부드럽게 강지영의 얼굴을 스쳤다. 그녀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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