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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그의 시선이 그녀의 몸을 훑었다. 상처를 살피더니 안도한 듯 숨을 내쉬었다. “3일 동안 무슨 일 있었던 거야?” 강지영은 갈라진 입술을 억지로 움직였다. “별일 없었어요.”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약속한 결혼식, 언제 할 건데요?” 배시우가 화들짝 고개를 들었다. “결혼식이라니?” 박태형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결혼식을 하기로 했어.” 배시우의 눈이 금세 붉어지자 박태형은 급히 덧붙였다. “그냥 형식적인 거야. 시우야, 난 너밖에 없어.” 배시우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알아. 화 안 났어. 다 나 구해주려고 그런 거잖아.” 그녀는 갑자기 강지영을 바라보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영 씨, 제가 웨딩드레스 고르는 거 도와드릴게요.” 며칠 동안 배시우는 강지영이 웨딩드레스를 고르는 내내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드레스숍 안, 커다란 거울 앞에서 강지영이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채 서 있었다. 허리를 따라 흐르는 실루엣이 단정하고 아름다웠지만 배시우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이건 가슴이 너무 파였어요.” 배시우는 드레스 깃을 집어 올리며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좀 더 단정한 걸로 바꿔요.” “이건 또 허리가 안 살아요.” 그녀는 또 다른 드레스를 들고 오더니 코웃음을 쳤다. “태형의 아내라면 이런 밋밋한 걸 입으면 안 되죠.” 강지영은 묵묵히 드레스를 갈아입었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꼭 감정 없는 꼭두각시 인형 같았다. 겨우 드레스가 결정된 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사라지자 배시우는 비로소 웃음을 거뒀다. “결국은 이거였네요. 그동안 태형이한테 관심 없는 척한 것도 다 다른 꿍꿍이가 있었던 거죠.” 그녀는 갑자기 강지영의 손목을 세게 움켜쥐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며 핏자국이 맺혔다. “착각하지 마요. 태형이는 내 남자예요. 당신이 어떻게 해도 뺏어갈 수 없다고요.” 강지영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저 손목을 빼낼 뿐이었다. 그녀에게는 다른 꿍꿍이도, 박태형을 자기 남자로 만들려는 의도도 없었다. 오히려 누구보다도 이곳을 떠나고 싶어 했다. 그저 이 모든 상황이 하루빨리 끝나길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배시우는 그 차분한 태도를 도발로 받아들였다. 그날 이후, 그녀는 또다시 문제를 만들기 시작했다. 결혼식 전날 밤, 박태형이 방문을 걷어차고 들이닥쳤다. “네가 시우를 드레스룸에 가뒀어?” 그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시우가 폐쇄공포증 있는 거 몰랐어?” 강지영은 깊게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나 아니에요.” “거짓말까지 해?” 박태형은 그녀의 팔을 거칠게 잡아끌었다. “그럼 잘못을 뉘우치게 해주지.” 강지영이 몸부림을 치는데도 그는 경호원을 시켜 그녀를 어둡고 축축한 지하실에 가뒀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강지영은 무릎을 끌어안고 구석에 앉아 있었다. 새벽이 되자 갑자기 낯선 소리가 들려왔다. “슥슥.” 곧이어 살아있는 쥐들이 가득 담긴 자루 하나가 던져졌다! “아악!” 강지영은 비명을 지르며 펄쩍 뛰더니 문을 미친 듯이 두드렸다. 손톱이 부러질 정도로 두드렸지만 그녀를 구하러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음 날 아침, 박태형이 무표정한 얼굴로 문을 열었다. “하룻밤뿐인데 오버 좀 하지 마.” 밤새 쥐에 시달려 강지영의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녀는 겨우 입을 열었다. “배시우 씨가 쥐를 풀어놨어요.” 박태형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 “시우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지.” 그는 불을 켜고는 다시 물었다. “쥐가 어디 있는데?” 강지영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지하실 바닥은 말끔했다. 쥐 한 마리의 흔적조차 없었다. 배시우가 이미 모든 증거를 치워버린 것이었다. 강지영은 입술을 달싹였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박태형이 냉정하게 말했다. “사흘 뒤가 결혼식이야. 그동안 난 시우 곁에 있을 거고 당일에만 나타날 거야.”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말을 덧붙였다. “다시 문제 일으키면 결혼식은 없던 일로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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