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화
양진성이 강아름을 걱정하며 마음이 찢어질 듯 애태우는 동안 강준혁은 안신혜를 진 의사에게 맡긴 후 의무실에 머물지 않았다.
진 의사는 간호사에게 안신혜의 검사와 수술 준비를 지시하며 뒤로 떠나는 강준혁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감히 말을 걸 수도 없었다.
오히려 진 의사는 평소 잘 알지 못하는 사모님인 안신혜보다 강준혁의 상태가 더 걱정되었다.
그는 방금 안신혜를 안고 있는 강준혁의 모습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강준혁은 눈썹을 굳게 찌푸린 채 표정은 극도로 긴장해 있었고 눈가 끝은 짙게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의 기운은 숨조차 쉬기 힘들 정도로 음산했고 주변의 모든 생명을 단번에 파괴할 듯한 압도적인 위압감을 뿜어냈다.
마치 5년 전, 체온 없는 어린 아이를 안고 단 한숨만 남은 아름이를 살리라며 엄하게 명령하던 그 순간과 같았다.
그때처럼 강준혁은 통제할 수 없는 광기에 휩싸여 있었다. 이 상태로 의무실에 계속 머무르는 것은 너무 위험했다.
강준혁은 방을 나서기 전, 온몸이 피로 뒤덮인 채 무기력하게 누워 있는 안신혜를 깊이 바라보았다.
그의 목에서는 칼날처럼 걸린 소리가 힘겹게 흘러나왔다.
“살려내.”
거칠고 낮은 목소리 끝에는 미세한 떨림이 섞여 있었다.
진 의사는 내심 놀랐다. 안신혜가 강준혁에게 이토록 강렬한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강준혁 자신도 지금 자신이 차분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안신혜 곁에 계속 머무른다면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마지막 남은 의지력을 쏟아 감정을 억누르며 의무실을 떠났다.
문 밖에서 강준혁은 피 묻은 큰 손을 벽에 짚은 채 눈을 감고 깊게 숨을 고르고 있었다.
목젖이 긴장으로 오르내렸고 손가락의 혈관이 선명하게 도드라졌다. 주먹을 꽉 쥔 탓에 관절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까지 났다.
그럼에도 손끝의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안신혜를 안았을 때, 강준혁은 그녀의 생명이 자신의 품으로 스며나가는 듯한 감각을 뚜렷이 느꼈다.
순간, 기억 속 많은 장면이 떠올랐다.
그도 한때 누군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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