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5화
다만 강준혁의 어둡고 서늘한 시선은 고준서가 예상했던 것처럼 그를 기쁘게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고준서에게 거대한 위기감을 안겨주었다.
강준혁의 반응은 그가 이미 안신혜에게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고 이건 고준서가 절대 바라지 않는 일이었다.
강준혁이 완전히 안신혜에게 마음을 접게 만들기 위해 고준서는 결국 안신혜에게 했던 약속을 정면으로 어기는 길을 택했다.
그는 턱을 살짝 치켜들고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치명적인 말을 내뱉었다.
“신혜가 강씨 가문에 온 것도 내가 다 알고 있던 일이죠. 다만, 이제는 내 마음이 변했을 뿐이에요. 이렇게 된 이상 계속 사람을 붙잡아 두려는 건가요?”
도발 그 자체였다.
강준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의 수하들이 먼저 분노를 터뜨렸다.
눈이 벌겋게 충혈되고 시선엔 불길이 일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고준서를 갈기갈기 찢어놓을 듯한 기세였다.
안신혜가 우경 정원에서 지낸 이 많은 날 동안 모두의 마음속에서 그녀는 이미 진정한 젊은 안주인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게다가 안신혜가 몸을 던져 강씨 가문의 어린 공주를 지켜낸 일까지 있었기에 사람들은 그녀에게 더 없이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런데 고준서가 이렇게 오만하게 허튼소리를 늘어놓고 심지어 강준혁을 대놓고 모욕하며 젊은 안주인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모두가 당장이라도 그를 죽이고 싶을 만큼 분개했다.
강민우는 내내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고준서의 말을 들은 순간 얼굴에 미묘한 빛이 스쳤다.
고준서가 이렇게 말하는 건 분명 안신혜에게 한 약속을 잊은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안신혜가 알게 되면 분명 좋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강민우는 수하일 뿐 그 일을 막을 권한이 없었고 고개를 숙인 채 얕게 한숨을 내쉬었다.
안신혜가 나중에 고준서를 탓하지 않기를 기도했다.
강준혁은 냉정히 고준서를 똑바로 응시했다.
눈 속의 거센 분노는 단숨에 가라앉았고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제 말 다 했나요?”
고준서는 그제야 웃음을 거두며 눈을 가늘게 떴다.
강준혁의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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