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6화
백인우는 여전히 잔소리를 늘어놓고 있었지만 훈이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다음에 안신혜를 만나면 어떻게 잘 보여야 하지?
녀석의 머릿속은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어른 한 명, 아이 한 명이 나란히 발걸음을 맞춰 별장 뒤뜰로 향했다.
한 명은 쉴 새 없이 떠들어댔고 다른 한 명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있었다.
...
안신혜가 탄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고준서는 여전히 밖에 서 있었다.
하늘은 이미 깜깜해졌다.
뒤에서 강민우가 조심스레 말했다.
“도련님, 안신혜 씨는 가신 지 꽤 됐습니다. 이제 들어가시죠.”
고준서가 별빛처럼 빛나는 눈을 옆으로 돌리고는 차갑게 그를 흘겨봤다.
강민우는 자신이 무슨 실수라도 한 줄 알고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 왜 그렇게 보세요? 걱정 마세요. 안신혜 씨도 말씀하셨잖아요. 며칠 뒤면 다시 오신다고.”
고준서의 입꼬리가 느리게 올라갔다.
그는 대꾸도 없이 몸을 돌려 성큼성큼 별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백인우 불러 와.”
강민우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무, 무슨 뜻이지?’
안신혜가 떠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백인우를 부른다고?
백인우를 봐줄 마음이 없는 건가?
설마 훈이가 안신혜를 물었던 일까지 다시 문제 삼으려는 건 아니겠지?
강민우는 다리가 순간 얼어붙은 듯 멈췄다. 머릿속으로 어떻게든 백인우를 대신 변호할 말을 찾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도련님, 훈이에 관한 일 말이에요. 백인우도 정말 많이 반성하고 있으니까 이번만 그냥 봐주시면 안 될까요?”
고준서가 눈썹을 들어 올리며 차가운 웃음을 흘렸다.
“시키는 대로 해. 잔말 말고.”
강민우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말려 보려고 입술을 달싹였다.
그러자 고준서가 느릿하게 말했다.
“왜? 네가 대신 벌이라도 받고 싶어?”
그 말이 끝나자 강민우는 화들짝 놀라더니 곧바로 허리를 펴고 대답했다.
“아닙니다! 도련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당장 백인우를 데려오겠습니다!”
강민우는 그야말로 도망치듯 뛰어갔다.
달리면서도 속으로 중얼거렸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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