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7화
백인우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얼굴이 굳어졌다.
“안 안신혜 씨? 설마 훈이가 안신혜 씨를 물었다는 그 얘기를 하시려는 건가?”
강민우는 안쓰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백인우는 화들짝 놀라면서 안으로 들어갈 엄두를 못 냈다.
“그런데 아까 도련님이 문제 삼지 않으시겠다고 하지 않았냐?”
강민우가 어깨를 으쓱였다.
“도련님 속마음을 누가 알겠어. 됐으니까 얼른 들어가.”
백인우는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기분에 울상이 됐다.
“아니야. 못 들어가겠어. 도련님 화내시면 어떤 꼴 나는지 네가 제일 잘 알잖아. 본부에서 있었던 사건 기억 안 나? 그때 파티에서 어떤 재벌 집 도련님이 안신혜 씨와 손이 살짝 닿기만 했는데 도련님은 사람을 시켜 그분 팔이랑 손가락을 죄다 부러뜨렸잖아. 그때 치료했는데도 손이 파킨슨 환자처럼 덜덜 떨릴 정도였어. 그런데 훈이는 안신혜 씨를 물어서 피까지 나게 했잖아. 난 못 들어가. 벌받을 거 뻔한데!”
백인우는 강민우의 팔을 붙잡고 늘어지며 하소연했다.
강민우도 속이 타들어 갔지만 달래듯 말했다.
“너는 그래도 고씨 집안 사람이잖아. 도련님이 그렇게까지 심하게 하지는 않을 거야. 그리고 이따가 들어가면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고 불쌍하게 굴어. 그러면 크게는 안 다칠 거야.”
백인우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강민우가 단호하게 덧붙였다.
“안 들어가면 더 큰일 나. 혜린 아가씨한테 붙어 있어도 소용없어. 어차피 맞을 거면 그냥 지금 들어가. 매도 빨리 맞는 게 나아.”
결국 강민우의 등을 떠미는 듯한 위로에 백인우는 울상을 지으며 풀이 죽은 채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거실.
고준서는 소파에 몸을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는 긴 다리를 테이블 모서리에 걸친 채 발끝을 느슨하게 흔들고 있었다.
헝클어진 검은 머리카락이 반쯤 눈을 가리고 있었고 별빛 같은 눈동자는 무심히 가라앉아 있었다.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은 차갑게 빛나는 금속 라이터를 만지작거렸다.
“딸깍, 딸깍.”
그 소리 사이로 파랗게 일렁이는 불꽃이 피었다가 다시 사라졌다.
고준서의 몸에 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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