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안신혜는 거칠게 밀려나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안신혜의 눈빛은 허공에 떠도는 듯 멍했고 곧이어 강준혁의 비아냥이 꽂히자 얼음 지옥에 떨어진 것처럼 얼굴의 핏기가 단숨에 사라졌다.
강준혁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안신혜의 창백한 얼굴을 보기 싫다는 듯 짜증이 가득한 말투로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꺼져. 또다시 아름이를 울게 하면 네 목을 따버리겠어.”
“알았어.”
안신혜는 목멘 소리로 대답하고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돌아서 황급히 떠났다.
강준혁은 안신혜의 다급한 뒷모습을 노려보며 주먹을 더 강하게 죄었다.
강준혁의 가슴 속 떨림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안신혜가 주동적으로 한 그 키스는 강준혁의 머릿속 팽팽히 당겨진 끈을 거의 끊어버릴 뻔했다.
낯설고 요동치는 감정이 강준혁의 심기를 건들며 사뭇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강준혁의 단 한 번의 동요와 뜨거운 감정은 이미 5년 전 안신혜에게 다 퍼부었다.
지금의 이 여자는 그저 장난감에 불과했고 감히 강준혁의 마음을 흔들 수 없었다.
안신혜는 그럴 자격 따위가 없었다.
강준혁은 조금 전 자기가 안신혜에게 느꼈던 감정을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강준혁은 단순히 안신혜에게 끌린 게 아니라 오히려 안신혜를 아껴주고 싶은 감정이 들었다.
“젠장!”
손으로 미간을 지그시 누른 강준혁의 얼굴에 깊은 그늘이 드리워졌다.
...
안신혜는 서재에서 뛰쳐나온 뒤, 복도 벽에 몸을 기대어 물 밖으로 던져진 생선처럼 헐떡이며 숨을 몰아쉬었다.
지금 이 순간, 두려움과 혼란을 포함한 온갖 감정이 뒤엉켜 가슴에서 요동치고 있었다.
안신혜는 조금 전 자기가 어떻게 그런 행동을 했는지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강준혁은 강아름의 친아빠이고 한때는 누구보다 더 친밀한 관계로 안신혜와 지냈었다.
하지만 지금 안신혜에겐 그때의 기억이 전부 사라졌고 강준혁은 그저 낯선 존재에 불과했다.
그것도 그냥 낯선 남자가 아닌 극도로 위험한 낯선 남자였다.
그래도 방금 강준혁의 말투로 봐서는 최소한 안신혜가 우경 정원에 남는 건 허락한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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