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그 말이 끝나자, 손아윤은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뜨며 숨을 뜨겁게 들이켰다.
손에 꼭 쥔 이불자락이 단단하게 조여졌다.
“자?”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자, 최주원은 조심스레 그녀를 불렀다.
“수술을 하고도...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면 그 약속... 지킬게요.”
매년 이맘때마다 그를 위해 국수 한 그릇을 만들어주겠다는 그 약속을 들은 최주원은 그녀를 끌어안은 팔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이내 그녀의 목덜미로 고개를 묻듯 다가가 입술을 살며시 가져갔다.
갈라진 듯한 그의 목소리가 밤공기처럼 낮고 깊게 그녀의 귓가를 울렸다.
“아윤아... 그 약속, 꼭 지켜.”
손아윤은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투명하게 떠오른 달빛 아래, 그의 말에 입가에는 비웃음 어린 미소가 스쳤다.
처음 그녀에게 다가온 이유는 ‘양 여동생을 위한 복수’였고 수많은 하객들 앞에서 외쳤던 결혼 서약 역시 결국 헛된 말에 불과했다.
처음부터 약속을 저버린 사람은 다름 아닌 그였다.
귓가에 울리던 그의 고른 숨소리가 점점 잦아들었지만 손아윤은 끝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하늘 끝이 옅은 분홍빛으로 물들 무렵이 되어서야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이른 아침, 피곤한 눈꺼풀을 간신히 뜬 손아윤은 옷방에서 최주원의 외출 복장을 고르고 있었다.
“하아...”
하품이 좀처럼 멈추질 않았다.
그때였다.
등 뒤로 뜨거운 온기가 다가오더니 단단한 가슴이 등에 밀착됐다.
“밤새 잘 못 잤어?”
낮고 중저음의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며 그의 입술이 목덜미에 내려앉았다.
“생리 중이라 그런지 좀 피곤하네요.”
손아윤은 손에 들고 있던 옷을 그에게 내보였다.
“이 조합 어때요?”
은회색 슈트에 검붉은 셔츠, 그리고 셔츠 색에 맞춰 매치한 타이까지 그는 잠시 훑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네.”
그는 그녀의 턱을 부드럽게 들어 올려 가볍게 입을 맞췄다.
하지만 그 입맞춤은 곧 깊이를 더했고 숨결 사이로 욕망이 스치듯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의 기류가 달라졌음을 느낀 손아윤은 급히 몸을 밀어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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