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최주원은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마침내 승낙했다.
“그럼 침대로 돌아가서 자.”
손아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담요를 끌어안고 몸을 돌려 잠자리에 들려 했다.
“소파는 내가 사람 시켜서 바꿔 놓을게. 이 소파는 너무 작아서 떨어지기 쉬워.”
확실히 작은 편이긴 했다.
“네.”
그녀는 짧게 대답했다.
잠시 후 경호원이 들어와 소파를 새것으로 교체했다.
전보다 훨씬 넓었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왜 당신 침대 옆에 두는 거예요?”
그녀는 그의 몸에서 나는 약 냄새가 싫다고 분명히 말했었다.
최주원은 그런 시선을 마주하며 침대 옆 소파를 힐끗 보고는 고개를 숙여 조용히 자기 몸 냄새를 맡아봤다.
약 냄새가 나긴 했지만 심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딱 붙어서 자는 것도 아닌데 냄새가 그렇게 심하겠어? 개코라도 돼?”
“네.”
손아윤은 단호하게 인정했다.
그와 함께 눕지 않을 수만 있다면 귀신이라고 불려도 감수할 수 있었다.
“그냥 자. 싫으면 바닥에서 자든가!”
최주원은 순식간에 표정을 굳히며 지팡이를 짚고 침대로 돌아갔다.
손아윤은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이 소파를 두기 위해 앞에 있던 테이블과 의자는 일부러 치워 놓은 상태였다.
탁자는 너무 작아 몸을 온전히 올릴 수 없었고 소파의 높이는 침대보다 낮았다.
침대에 등을 대고 자면 최주원에게서 나는 약 냄새를 맡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밤에 그가 얌전히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손아윤은 탕비실로 가 물 한 잔을 마시며 갈증을 해소하는 동시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눌렀다.
문득 곁에 있는 휴게실로 시선이 향했다.
다가가 문을 밀어 보았지만 잠겨 있었다.
결국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소파에서 자는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눕는 것을 본 최주원은 밝은 형광등을 끄고 침대 옆 등을 켰다.
밤이 깊어 가고 손아윤은 몽롱한 상태로 뒤척이다가 따뜻한 기운을 느꼈다.
하루 종일 두세 군데를 돌아다닌 탓에 몸이 너무 피곤했고 눈을 뜰 힘조차 없었다.
무의식적으로 안쪽으로 더 파고들며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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