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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그런데 내일은 금요일이잖아요. 막 출근했는데 벌써 주말이네요.” 조금 전 진서연이 그녀에게 일러 주었다. 최주원은 농담처럼 말했다. “딱 당신한테 후회할 시간을 주는 거네. 마음에 안 들면 다음 주 월요일부터 안 가도 되고.” “흥, 당신은 내가 잘되는 꼴을 못 보는 것 같네요.” 손아윤은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흘겨보며 노트북을 덮고 책상에서 일어섰다. 그의 옆을 스쳐 지나가며 몸을 살짝 숙여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 “저는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이것은 그녀가 다시 정식으로 사회에 발을 내디딜 기회였다. 동시에 그를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빠르고도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다. “그래, 그럼 기대해 보지.” 최주원은 그녀를 끌어당겨 무릎 위에 앉혔다. 버튼을 누르자 휠체어가 두 사람을 태운 채 침실 안으로 들어갔다. 손아윤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나랑 같이 낮잠 좀 자자.” 최주원의 말은 그녀의 막연한 불안을 확신으로 바꿔 놓았다. “저는 안 졸려요.” 그녀는 단호하게 거절하며 탕약을 핑계로 들었다. “양순자 아주머니가 끓여 주시는 탕약을 거의 일주일 동안 마시고 있는데요. 마시고 나면 매번 바로 잠이 쏟아져요. 내일부터 출근해야 하니까 탕약은 그만 마시면 안 될까요?” 일하는 도중에 졸기라도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의 회사 사람들이 보게 된다면 웃음거리가 될 터였다. “낮에는 마시지 말고 저녁에 돌아와서 마셔. 잠도 잘 오게 해 줄 거야.” 그는 단 한마디로 그녀의 요구를 무시했다. 손아윤은 그의 무릎에서 일어나 그를 부축해 세웠다. 최주원은 겉옷을 벗으며 말했다. “욕조에 물 받아 놔.” “네.” 그녀는 순순히 욕실로 들어가 미리 물을 받아 놓았다. ‘다리가 아직 안 나았는데 욕조는 사용하기 힘들겠지...’ 샤워를 한다면 어떤 온도의 물이 좋을지 고민하다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그는 등을 돌린 채 발코니에 서서 통화 중이었다. “엠케이 수석 디자이너에게 예약해 줘. 시간은... 다음 주 아무 날이나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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