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그래, 어릴 적부터 잘해줬는데 설마 무슨 관계가 있겠어?’
성가연 역시 한참을 말없이 깊은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오래 고민하지는 않았고 이내 고개를 들어 단호히 말했다.
“그런 것들 신경 쓰지 마. 어차피 넌 엄마 유산만 내놓지 않으면 돼. 그리고 심씨 일가 그 이상한 사람들과는 될 수 있으면 엮이지 마.”
“그래.”
심하윤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너무도 순순히 대답하자 성가연의 허영심이 눈에 띄게 부풀었고 이어지는 말투도 훨씬 더 당당했다.
“그리고 그 개 같은 입양식에도 가지 마.”
처음엔 갈 생각이 없었던 입양식이었다. 하지만 그 말이 나오는 순간 심하윤의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다.
어쩌면 그 의식에서 뭔가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을 정리한 심하윤은 성가연에게 몇 마디 대충 얼버무리고는 전화를 끊고는 곧 집사와 함께 드레스를 고르러 나섰다.
그녀는 드레스의 고운 원단과 반짝이는 장식들에 시선을 빼앗긴 채 도강우가 다가온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도강우의 안목은 확실히 뛰어났다. 준비된 드레스 하나하나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중에서도 파란색 실크 위에 다이아몬드 장식이 수놓인 드레스는 보지 않아도 자신과 찰떡같이 어울릴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걸로 할게요.”
그녀는 태블릿을 건네주었다.
도강우가 그것을 받아 들여다보며 슬며시 웃었다.
“좋은 선택이네.”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심하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를 경계하며 바라보았다.
“네가 왜 여기 있어?”
도강우는 입꼬리를 내리며 다시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갔다.
“내가 아니면 누가 있어야 되는데?”
그녀는 고개를 떨구며 시선을 피했다.
이때 도강우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심하윤.”
그 짧은 부름에 그녀의 어깨가 반사적으로 움찔거렸다.
도강우는 몸을 숙여 그녀의 머리카락 한 가닥을 손에 감고는 조심스레 잡아당겼다. 그러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도강우 쪽으로 끌려갔다.
놀란 심하윤은 두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치며 낮게 외쳤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