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화
임다인은 사람들이 주의하지 않은 틈을 타 재단 안으로 몰래 들어갔다.
심하윤의 사무실 문 앞까지 다가간 그때, 그녀는 마침 사무실에서 나오고 있는 심하윤과 중년의 여성을 마주쳤다.
거의 쉰에 가까운 그 여성을 향해 심하윤은 다정하게 팔을 걸며 아주머니라는 호칭으로 불렀다.
‘엄마? 남자와 함께 나와야 했는데.’
임다인은 어딘가 실망스러웠다.
심하윤을 뒤에서 도와주는 인물이 칠팔십 넘은 노인 남성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평범한 중년 여성이었다.
그렇게 생각에 빠져 있는 사이 어느새 두 사람은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심하윤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오자 임다인은 놀란 듯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금세 태도를 고쳐 허리를 세우고 당당하게 말했다.
“심하윤, 너와 도강우는 절대 이어질 수 없어. 이제 강우한테 그만 집착해.”
그 말에 심하윤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흥미롭다는 듯 임다인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여기까지 온 이유가 고작 날 협박하려고?”
그 당당한 태도에 임다인은 더 격하게 소리쳤다.
“더 이상 강우한테 달라붙지 말라고! 내가 분명히 말했잖아, 강우는 널 전혀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심하윤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되받았다.
“맞아. 도강우가 좋아하는 건 너지. 그러니까 네가 강우에게 직접 말해줘. 나한테 그만 집착하고 제발 날 놓아달라고.”
“뭐라고?”
임다인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불안이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이내 감정을 억누르며 심하윤을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경멸 어린 눈빛을 보냈다.
“너 같은 여자는 남자들한테 이용당하기 딱 좋은 존재일 뿐이야. 도강우가 진짜로 너를 좋아할 리 없어. 분명 네가 무슨 수를 쓴 거겠지. 그리고 말해두는데, 나야말로 심씨 일가의 딸이야. 도강우 같은 남자가 과연 널 선택할 거라고 생각해?”
그때, 옆에 있던 손수희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기 아가씨, 혹시 본인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서 평생 남한테 빌붙어 살아야 하는 그런 인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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