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화

우혁이 도강우의 팔을 살짝 밀치며 말했다. “나 방금 잘못 본 거 아니지?” 그 말에 임다인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도강우와 우혁이 나타나자마자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녀는 당황한 채로 서둘러 도강우 쪽으로 뛰어가며 손을 뻗었지만 도강우는 그녀의 손길을 가볍게 피하며 외면했다. “강우야...” 그는 아무 대답도 없이 곧장 심하윤 쪽으로 걸어갔다. 심하윤은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너, 오해하지 마. 나 네가 끔찍이 아끼는 사람한테 아무 짓도 안 했어. 지금 얘가 혼자서 미쳐 날뛰는 거야.” 하지만 도강우는 오히려 심하윤을 향해 조용히 물었다. “괜찮아?” ‘응?’ 심하윤은 순간 당황했다. 도강우가 화를 낼 줄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 그의 행동은 너무도 의외였다. 그때, 임다인의 억눌렸던 감정이 다시 터져 나왔다. 눈가가 붉게 물든 채 도강우를 향해 애써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강우야, 누가 날 괴롭히고 있는지 모르겠어?” “흥.” 손수희가 비웃음을 터뜨리며 경멸이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아가씨,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지. 안타깝게도 여긴 CCTV 천지야. 다 같이 확인해 볼까?” “저기...” 임다인의 눈빛에 당혹감이 스쳤지만 곧바로 심하윤을 향한 분노로 다시 치환되었다. ‘망할... 왜 이렇게 CCTV가 많아? 대체 누가 이딴 걸 설치한 거야?’ 그녀가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이 없자 손수희는 다시 도강우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쏘아붙였다. “설마 대표님도 심씨 일가처럼 현실을 외면하고 이 CCTV 영상들이 다 가짜라고 믿으시는 건 아니시겠죠?” 그 말에 도강우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던 이 여자가 심하윤과 심씨 일가의 내막을 제법 알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강우야...” 임다인은 초조한 듯 그의 팔을 붙잡았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그녀를 보고 나서 도강우는 불쾌한 표정으로 심하윤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별일도 아닌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심하윤은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