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화
전화벨 소리에 성시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심씨 일가는 요즘 투자에 연달아 실패해서 이사회에서도 말이 나오고 있어. 신경 쓰지 마. 그 사람들이 뭐 얼마나 큰일을 벌이겠어?”
심하윤은 쓴웃음을 지었다.
심씨 일가의 비열한 수법을 성시완은 아직 모르는 듯했다. 심씨 일가가 두려운 건 아니지만 이제는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때라고 느꼈다.
벨 소리가 끊기기 직전, 심하윤은 전화를 받았다.
“심하윤!”
심유준의 날 선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쏟아졌다.
그녀는 휴대전화를 잠시 멀리 두고 그가 고함을 다 토해낼 때까지 기다렸다가 담담히 응수했다.
“미쳤어?”
“네가 제이슨에게 말해서 임다인의 주문을 거절하게 만든 거야?”
그제야 이번 일의 배경에 임다인이 있었음을 깨달았다.
심하윤은 단호하게 말했다.
“맞아. 내가 그랬어. 그래서?”
“그걸 그렇게 뻔뻔하게 인정해?”
심유준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다시 고성을 질렀다.
“너무하는 거 아니야? 네가 그런다고 우리가 너를 받아들일 거라고 착각하지 마. 다인이 입양식까지 망쳐놓고도 널 가만둘 줄 알아?”
그 말이 끝나자 그는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전화를 끊고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그는 심지수를 향해 소리쳤다.
“형, 이제 어떡해?”
심지후는 미간을 찌푸린 채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윤이는 네 친여동생이야. 아무리 화가 나도 그런 막말을 하면 안 되지. 내일 당장 하윤에게 가서 사과해.”
“사과?”
심유준은 믿기 어렵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형, 지금 장난하는 거지?”
하지만 심지후의 차갑게 굳은 얼굴은 장난이 아님을 분명히 드러냈다.
그 눈빛을 마주한 심유준은 고개를 돌리고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 불안한 듯 코끝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하윤이가 다인이한테 조금만 더 따뜻하게 대해줬어도 내가 이렇게까진 안 했어.”
그 말에 심지후의 시선이 자연스레 임다인에게 옮겨졌다.
그의 눈빛을 마주한 임다인은 순간 겁먹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가에 고인 눈물을 애써 삼킨 그녀는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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