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화

심하윤은 재빨리 자세를 고쳐 앉고 기대 어린 눈빛으로 위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두 눈이 마주치자 그녀 마음속에 묘한 감정이 스쳤다. 아무리 봐로 그 눈빛은 너무나 익숙했다. “그러고 싶지 않아요?” 남자가 다시 물었다. 심하윤은 순간 당황해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게 아니라 저는...” 그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미 그에게 여러 번 도움을 받았기에 지금 그를 도강우와의 싸움에 휘말리게 하거나 제이슨을 구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처럼 느껴졌다. “죄송하다면 계속 저를 위해 요리해 주세요.” 남자는 심하윤의 생각을 들여다본 듯 말했다. 그 말에 심하윤은 가볍게 몸을 떨었다. 다시 마주친 날카로운 눈빛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말 요리만 해주면 되는 건가요?” 남자는 가볍고 고개를 끄덕였다. 심하윤은 긴 숨을 내쉬며 작게 웃었다. “좋아요. 그럼 부탁드릴게요. 그런데 제가 선생님을 어떻게 불러드려야 할까요?” “제 이름에 ‘우’ 자가 들어 있어요.” 남자가 답했다. “’주’요? 그렇다면 주 선생님?” 심하윤은 조심스레 되물었다. 남자는 말 없이 심하윤을 응시했다. 이름을 언급한 것이 불쾌했던 걸까? 그 침묵에 그녀는 어쩐지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주 선생님, 폐를 끼쳐서 죄송해요.” “이만 요리하러 가보세요.” 남자는 말을 마치고 다시 2층으로 올라갔다. 심하윤은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낯설면서도 묘하게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 집사가 다가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심하윤 씨, 걱정하지 마세요. 도련님께서 도와주시기로 했으니 이제 별일 없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심하윤은 다시 2층을 올려다보다가 부엌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제이슨은 별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심하윤을 보자마자 반가운 얼굴로 다가와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괜찮아요?” 심하윤은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 “누가 너를 납치한 거야?” 납치 이야기가 나오자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