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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심하윤은 어쩔 수가 없다는 듯 두 손을 펼쳐 보였다. “거 봐. 내가 분명히 말했었는데 다들 안 믿잖아.” “미안해.” 도강우가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사과했다. ‘천하의 도강우가 지금 나한테 사과하는 거야?’ 심하윤은 예상치 못한 도강우의 반응에 살짝 놀랐지만 이내 시선을 거뒀다. 이제 와서 그런 말을 들어봤자 뭐가 달라지겠나 싶었다. 그녀는 몇 마디 더 비꼬고 싶었지만 그 순간 도강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화면에 뜬 이름은 임다인이었다. 심하윤의 눈에 조소가 번졌다. ‘정말 감동적일 만큼 집요하네.’ 도강우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의 말을 듣는 동안 그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고 통화를 마쳤을 땐 완전히 굳어버렸다. “다인이가 또 자살 소동을 벌였대. 이번엔 꽤 심각하고 말을 못 할 정도라던데.” “말을 못 한다고?” 심하윤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심유준도 투덜거렸다. “이번에도 연기하는 거면 어쩌냐...” 그 말에 심하윤은 놀라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심유준이 드디어 생각이라는 걸 하는 건가?’ 그녀의 눈길을 감지한 심유준은 으쓱하며 고개를 들었다. “나 그렇게 멍청하지 않거든? 전에 내가 다인이의 편을 든 건 실수였어. 앞으로는 네 편만 들 거니까 걱정하지 마.” 하지만 그 말에 심하윤의 표정은 다시 싸늘하게 굳어졌다. ‘심유준이 그렇지, 뭐.’ 이때 심지후가 제안했다. “일단 병원에 가보자. 다인이가 대체 뭘 하려는 건지 직접 봐야 알지.” 임다인의 얘기만 나오면 호들갑 떠는 이 분위기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심하윤은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셋이서 가. 난 관심 없으니까.” 그러자 심지후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윤아, 너도 같이 가. 다인이가 무슨 수를 쓰려는 건지 같이 가서 들어보자. 게다가 이건 예전에 강우를 구한 게 진짜 다인이가 맞는지 확인해 볼 기회야.” “맞아! 걔가 한 거짓말들을 다 까발려 버리자!” 심유준은 신이 난 듯 맞장구쳤다. 심하윤은 고개를 돌려 도강우를 바라봤고 그는 입을 꾹 다문 채 고개를 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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