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두 사람의 얼굴에 두려움이 스친 순간, 김 대표는 다리를 꼬고 앉아 느긋하게 웃었다.
“어때요, 두 분. 결정하셨습니까?”
심하윤은 이를 악물고 말없이 서 있었다.
이토록 뻔뻔한 인간들을 아직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김 대표는 휘파람을 한 번 불고는 입꼬리를 비열하게 올렸다.
“저는 그냥 하윤 씨랑 술 한 잔 하고 친구나 해보자는 건데요? 게다가 개막식 그렇게 성대하게 치른 것도 결국 좋은 파트너 찾으려는 목적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 파트너가 준비돼 있어도 정작 납품을 못 하면... 그 소문 금방 퍼지지 않을까요? 하윤 씨 체면이 말이 아니겠는데요?”
“유니야.”
성가연이 초조하게 그녀의 손을 꼭 붙잡았다.
그녀의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심하윤은 조용히 그녀의 손등을 토닥이며 작게 웃어 보였다.
“괜찮아. 저 인간이랑 안 해도 우리랑 할 사람은 또 있어.”
하지만 성가연의 표정엔 억지로 끌어올린 미소만 맴돌았다.
항암 치료제에 필요한 약재는 워낙 까다로워 공급할 수 있는 업체 자체가 드물다.
지금 김 대표를 자극하면 이후 일정은 모래처럼 무너질 게 분명했다.
그런 속내를 꿰뚫은 듯 김 대표가 고개를 젖히며 비열하게 웃었다.
“하윤 씨, 옆에 있는 친구 좀 본받으세요. 사람을 적대하면 원하는 걸 얻기 어려울 수 있어요.”
노골적인 협박에 심하윤의 미간이 깊게 구겨졌다.
그녀는 김 대표 옆에 앉아 있는 다른 사장들을 날카롭게 훑어보았다.
하지만 하나같이 그의 편이었다.
심하윤은 쓴웃음을 지었다.
“결국...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군요. 김 대표를 적대하면 여기에선 날 도와줄 사람은 없다는 거죠?”
김 대표는 여유롭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으로선 그래 보이네요.”
그때, 비교적 젊은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고 그녀에게 내밀었다.
“심하윤 씨, 김 대표님께 한 잔 올리시죠.”
그녀는 말없이 그 잔을 내려다봤다.
입술을 굳게 다문 채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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