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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하... 하윤아, 우리 이제 어떡하지?” 성가연이 심하윤의 셔츠 자락을 조심스레 붙잡았다. “절대 계약 어기면 안 돼...” 아직 투자자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부와의 협업은 이미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었다. 약속한 날짜에 항암제를 출시하지 못하면 그에 따른 위약금과 손해는 상상 그 이상일 터였다. 성가연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 모든 일이 벌어진 건 자신이 김 대표를 심하윤에게 소개했기 때문이었다. 그 틈을 타 김 대표는 점점 더 뻔뻔하게 굴었다. “결정하셨습니까?” 심하윤이 술잔을 향해 천천히 손을 뻗던 그때. “쾅!” 문이 거칠게 열리며 누군가가 성큼성큼 들어왔다. 잘 재단된 슈트를 입은 도강우. 차가운 기운을 머금은 눈빛과 함께 단번에 방 안의 공기를 장악했다. 김 대표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 그는 당황한 얼굴로 벌떡 일어나더니 입술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도, 도 대표님...? 여긴 어쩐 일이신지...” 도강우는 대꾸하지 않고 심하윤에게 시선을 잠시 건넸다. 그 눈빛엔 말 못할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이윽고 그는 김 대표 쪽으로 다가가 술잔을 건네받았다. 별다른 말 없이 그저 시선을 스치듯 던졌을 뿐인데 술잔을 들고 있던 남자는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도강우의 입꼬리가 비틀리듯 올라갔다. 그는 손에 든 술잔을 천천히 돌리며 입을 열었다. “내 아내에게 술을 권하는 자리에 왜 난 부르지 않았죠?” “아, 아내요?” 김 대표가 깜짝 놀라 되물었다. “두 분, 이혼하신 거 아닌가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도강우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를 마주한 김 대표는 식은땀을 흘리며 뒷걸음질쳤다. ‘뭐야. 조사까지 한 거야...?’ 심하윤은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제야 확신이 들었다. 이 자리가 덫이었다는 걸. 만약 오늘 도강우가 오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만 해도 아찔했다. 심하윤은 눈빛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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