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도강우는 영상통화를 끊고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
똑똑.
침대 위에서 뒤척이며 좀처럼 잠들지 못하던 심하윤은 발소리를 들은 순간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이 시간에 누구지?’
문 쪽을 경계하듯 바라보는데 다시 한번 일정한 간격으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도강우인가?’
조금 망설이다가 심하윤은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역시나 문 앞엔 도강우가 서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야?”
“이거 받아.”
도강우는 그녀 손에 작은 약상자를 쥐여주더니 바로 돌아섰다. 그리고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다시 고고한 뒷모습만 보여줬다.
‘플루티카손? 내가 알레르기 도진 걸 알고 있었던 거야?’
하지만 지금 심하윤에게 중요한 건 감정 따위가 아니었다. 지금 그녀의 상태로는 약이 절실했기에 그걸 누가 샀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다음 날.
심하윤이 일어나서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땐 도강우는 이미 집에 없었다. 그리고 밤늦게 소파에 앉아 있다가 잠든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땐 어느새 침대 위였다.
그렇게 이틀이 흘렀고 드디어 어머니의 기일이 찾아왔다.
벌써 한국을 떠난 지 5년. 지금에서야 어머니를 뵈러 간다니, 돌아가신 어머니가 꿈에서라도 자신을 보고 욕하지 않을까 싶었다. ‘불효막심한 계집’이라고 꾸짖으며.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도강우가 이미 식탁 앞에 앉아 있었다. 검정 정장을 차려입고 넥타이까지 검은색으로 맞춘 모습은 제법 진지해 보이긴 했다.
하지만 심하윤은 착각하지 않았다. 도강우가 자신을 배려해 이렇게 입은 거라 생각할 만큼 순진하진 않으니까.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아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서로 한마디 말도 없이 식사가 끝나자 심하윤은 조심스럽게 도강우를 바라보았다. 뭐라고 말하려 망설이고 있었는데 도강우가 먼저 말을 꺼냈다.
“물건들은 다 준비했어. 바로 묘지로 가면 돼.”
그 말을 듣자 심하윤은 긴장을 조금 풀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정말 세심하네. 고마워.”
“괜찮아.”
도강우의 짧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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