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심하윤은 그녀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심유준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성큼성큼 다가가 심하윤에게 손찌검하려고 했다. 심하윤은 아무렇지 않다는 얼굴로 심유준이 코앞까지 다가와도 가만히 있었다.
심유준의 손바닥에 그녀의 몸에 닿기 전에 성시완이 얼른 심유준을 밀쳐냈다. 그러면서 무표정한 얼굴로 심유준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여긴 그쪽이 함부로 소란을 피워도 되는 곳이 아니라고.”
심유준의 두 눈에 잠깐 살기가 드리워졌다가 사라지더니 곧이어 픽 비웃어버렸다.
“내가 지금 당장 심하윤을 죽인다고 해도 가족들이 날 탓할 것 같아 보여?”
말을 마친 그는 다시 시선을 돌려 심하윤을 노려보았다.
“어차피 우리 집안에서 쫓겨난 폐인이야. 그런 폐인을 애지중지하고 있는 사람은 너뿐이라고.”
“너...”
성시완은 화가 치밀어 얼른 반박하려고 했지만 심하윤은 그의 팔을 잡으며 말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김 대표를 보았다. 그녀의 시선에 김 대표는 더 어찌할 바를 몰라 어색한 표정을 지었고 속으로 심유준을 더 욕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이 모든 일의 원흉은 심유준이었다. 만약 심유준이 심지후의 이름을 들먹이며 심하윤과의 협력을 끝내라고 협박하지 않았더라면 도강우를 봐서라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도강우가 떠오른 김 대표는 갑자기 눈을 반짝였다. 그는 심하윤을 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하윤 씨, 이 일은 어찌 보면 하윤 씨 집안일이기도 하니까 도 대표님도 불러서 천천히 얘기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그 말을 들은 심하윤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한참 침묵하고 나서야 겨우 말을 가다듬고 물었다.
“그 말씀은 도강우도 참여했다는 건가요?”
“언니.”
이때 임다인이 조금 전의 설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얼굴로 일부러 도발했다.
“강우가 언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언니가 더 잘 알잖아. 그런데 김 대표님께 그렇게 물으면 김 대표님이 얼마나 난감하시겠어?”
심하윤은 심유준을 보다가 기세등등한 임다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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