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유재훈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당연히 아니죠. 저희 협업은 원활할 것이고 어떤 이유로든 흔들릴 일 없습니다. 다만...”
유재훈은 본능적으로 심하윤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말꼬리를 늘였다.
유재훈 아내의 본가가 제약 사업을 하는 집안이라 그는 혹시라도 심하윤이 배척할가 봐 걱정이었다.
“앞으로 하윤이와 함께 서민들도 부담 없이 복용할 수 있는 항암제를 개발할 생각입니다.”
도강우가 느닷없이 말을 꺼내자 유재훈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그는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예전에 심하윤이 도강우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약까지 먹여서 결혼했다더니... 도강우가 먼저 자세를 낮춰 화해를 청한 거라면 심하윤도 흔쾌히 받아들이겠지.’
유재훈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도 대표님과 사모님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그 말을 남기고 유재훈은 분위기를 파악한 듯 먼저 자리를 떴다.
유재훈이 떠나자 도강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굳어졌다.
그는 조용히 기정훈을 불렀다.
“우혁이 좀 불러와.”
한편 심하윤은 행사장을 느긋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손이 나타나 그녀를 어둑한 구석으로 끌어당겼다.
‘또야?’
심하윤은 지겨운 듯 고개를 돌려 자신을 잡은 사람을 바라보았다.
“도강우, 또 무슨... 임다인?”
그녀는 잠시 멈칫했다.
“무슨 일이야?”
임다인은 그녀를 잡아먹을 듯 살기 어린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강우가 아니라서 실망했어?”
심하윤은 금세 표정을 정리하며 조용히 경고했다.
“여긴 자선 행사 파티장이야. 곳곳에 CCTV 있다는 거 잊었어? 이런 데서 멋대로 굴다간 곤란해져.”
하지만 임다인은 눈을 떼지 않은 채 그녀를 노려보기만 했다.
이상함을 눈치챈 심하윤은 경계심 어린 눈빛으로 임다인을 바라보며 덧붙였다.
“심유준이랑 도강우도 근처에 있어. 네 본모습 들킬까 봐 겁나지 않아?”
“닥쳐!”
임다인이 이를 악문 채 나지막이 말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