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그리고 그는 야속하기만 한 심하윤의 붉은 입술에 입을 맞췄다.
갑작스러운 그의 키스에 심하윤은 거칠게 저항했지만 도강우에겐 마치 간지럼을 태우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는 그녀의 입술을 강하게 벌려 혀를 밀어 넣었고 끝내 그녀의 혀와 얽히게 했다.
그녀가 완전히 품 안에서 힘을 빼고 굴복할 때까지 그는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러고는 흐릿해진 그녀의 눈가에 입을 맞추며 입꼬리를 올렸다.
심하윤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피했다.
기분이 좋아진 도강우는 더 이상 심하윤과 싸우고 싶지 않았다.
익숙한 별장에 도착했을 때, 심하윤은 현관 앞에 조용히 멈춰 섰다. 발이 땅에 붙은 듯 몸이 움직이지 않았고 눈가엔 벌써 붉은 기운이 스며들었다.
다 사라진 감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이곳에 다시 서자 여전히 심장이 저리고 숨이 막혀왔다.
“안 들어갈 거야?”
도강우가 의아한 듯 물었다.
심하윤은 고개를 들어 슬픔이 가득한 눈동자로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도강우, 나 아직 살아 있는 게 그렇게 못마땅해? 그래서 날 이곳에서 죽여서 너랑 임다인의 사랑에 속죄하게 하려고?”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어서 들어가.”
도강우의 태도는 갑자기 단호해졌다.
그는 심하윤을 번쩍 안아 들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안 들어가. 내려놔!”
심하윤은 힘껏 몸부림치며 눈동자엔 공포와 불안이 서려 있었다.
여기서 계속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았다.
그녀의 강한 거부를 느낀 도강우는 발걸음을 멈췄다.
그 역시 짜증이 밀려왔다.
“여기서 그렇게 오래 살았으면서 이제 와서 들어가기 싫다고? 그런 연극도 너무 오래 하면 지루해.”
“죽이려면 그냥 칼로 찔러. 도강우, 약 탄 사람 내가 아니라고 했잖아. 당신들 때문에 난 죽을 뻔했어. 내 아이도 잃었다고. 이걸로 부족해? 내가 죽어야만 만족하는 거야?”
도강우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생기를 잃은 심하윤의 모습에 그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한참 동안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조용히 그녀를 안아 밖으로 나왔다.
“우성 빌리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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