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3화

한순간 지승호가 강유림을 위해 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갔다. 그는 강유림을 위한다며 지연우가 소중히 여기던 것을 하나하나 건네줬다. 중학교 장학금에서 대학 추천 입학, 세계적인 무용 대회 출전권, 그리고 지연우가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모든 발판까지 모조리... 짝! 짝! 짝! 짝! 지승호는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여러 차례 세차게 후려쳤다. ‘내가 왜 그랬지?’ ‘어떻게 이런 잔인한 여자 때문에 친여동생, 세상에 하나뿐인 가족을 지옥으로 밀어 넣었어!’ 주체할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인 그는 벌떡 일어나 복도로 나갔다. 그러다 마침 모퉁이에서 전화를 걸고 있던 강유림과 맞닥뜨렸다. “강유림, 널 죽여 버릴 거야!” 벼락같은 고함에 강유림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아직 통화 중이었지만 휴대폰 건너편의 말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갑자기 공기가 얼어붙은 듯했고, 한기가 사지를 타고 올랐다. 천천히 돌아보니 분노로 일그러진 표정의 지승호와 하정현이 서 있었다.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렀다. ‘끝났어. 모든 게 끝장이야.’ 지승호는 강유림을 지씨 가문 별장의 지하실로 끌고 내려갔다. 그의 얼굴에는 잔혹함만이 떠올랐다. 강유림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으며 연달아 빌었지만, 그의 눈빛은 극지의 얼음만큼 차가웠다. 달궈진 인두가 살을 지져도 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타들어 가는 냄새 속에서도 연민이 아닌 혐오가 그의 시선을 채웠다. 옆에 서 있던 하정현은 이 정도로는 약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제야 강유림은 깨달았다. 그녀는 한 번도 지승호와 하정현을 지연우에게서 빼앗아 온 적이 없었다. 모든 애정은 연민에서 비롯된 착각, 아니 사기였다. 진실이 드러난 순간 훔쳐낸 것들은 원위치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두 남자의 마음속에 들어간 적도, 같은 위치에 선 적도 없었으니까. 지연우의 죽음 앞에서 이들이 미쳐 날뛰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오만함이 얼마나 우스웠는지 절감했다. 지난 10년은 웃음거리였을 뿐이다. 결국 그녀는 비웃음을 머금고 모든 비밀을 털어놓았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