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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쿵! 지승호와 하정현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남은 생각은 단 하나, 지연우가 아직 그 안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연우야!” “연우야!” 두 남자는 유람선에 올라탈 새도 없이 미친 듯 바로 바다로 몸을 던졌다. 바로 그때, 날씨가 급변했다. 폭풍우가 광풍을 타고 몰아치며 비가 총알처럼 지승호의 몸을 후려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폭발한 유람선을 향해 있는 힘껏 헤엄쳤다. 그곳에는 그의 여동생, 세상 단 하나뿐인 가족이 갇혀 있었다. ‘우리 연우가 얼마나 아플까.’ 어릴 적부터 귀하게 자라 작은 상처에도 오래 울던 지연우가, 이번 폭발 뒤 얼마나 울고 있을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 지승호는 잿빛으로 질린 입술을 깨물고 깊은 파도 속으로 파고들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하정현도 얼음처럼 차가운 바다로 뛰어들었다. 바닷물의 온도에 적응하지 못한 몸이 서서히 굳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이를 악물고 유람선의 잔해가 떠 있는 바다 중앙을 향해 헤엄쳤지만, 파도는 매 순간 그를 먼바다로 떠밀었다. 유람선은 점점 멀어졌다. “연우야!!” 파도 사이에서 하정현이 쉰 목소리로 포효했다. 그는 있는 힘껏 사랑하는 약혼녀를 향해 헤엄쳤다. 심장은 미친 듯이 고동쳤다. 그 순간, 오래전 지연우와 함께 수영을 배우던 날이 떠올랐다. 그때 그녀는 지씨 가문에서 곱게 키운 공주라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등을 돌렸다. 수영을 배울 때도 생각처럼 쉽게 안 되자 금방 포기하려 했었다. 지승호는 그녀를 불러오려고 했지만 하정현은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나만 수영할 줄 알면 돼. 앞으로 내가 연우 전담 구명 요원이 될게.” 십여 년이 지나 그는 진짜로 그녀의 전담 구명 요원이 되었지만, 지금 지연우는 생사조차 불확실했다. 지승호는 숨을 고르고 마지막 힘을 끌어올렸다. 팔 젓는 각도가 점점 작아지다 끝내 유람선 잔해의 난간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힘은 이미 완전히 빠진 상태였다. 그러나 다음 순간 또다시 거대한 폭발음이 울렸다. 쾅! 밤사이, 지성 그룹의 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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