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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게다가 노윤서에게는 서태우라는 ‘정보원’이 있으니 중요한 소식이 끊길 일이 없었다. 마침 하재호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마도 이미 1층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노윤서가 두 사람에게 말했다. “재호가 왔나 봐. 우리 얼른 내려가자.” “먼저 내려가. 난 컴퓨터만 끄고 갈게.” 서동민이 짧게 대답했다. 서태우는 노윤서를 따라 나가려다가 잠깐 도와줄 일이 있다는 서동민의 말에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멍하니 서서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서동민을 도울 일이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노윤서가 사무실을 나서자마자 서동민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내가 몇 번을 말했는데 왜 아직도 몰라? 회사 기밀은 외부에 흘리지 말라고 했잖아! 그걸 아직도 머리에 못 새겼어?” 그러자 서태우는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 “윤서 누나가 무슨 남이야! 우리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고 거의 우리 집안 식구나 다름없잖아!” “그건 네 착각이야.” 서동민이 냉정하게 잘랐다. “착각이라니? 형이랑 윤서 누나 그렇게 오래 사귀셨잖아. 그때 안 헤어졌으면 지금 애도 있었을 거야!” “나랑 사귄 여자 많았어. 그렇다고 다 결혼했냐?” “...” 순간 서태우는 할 말을 잃었다. 한편 밖에서 노윤서가 막 사무실을 나서는데 서동민의 비서가 짐을 옮기고 있었다. 익숙한 물건 하나가 눈에 띄자 그녀의 발걸음이 멈췄다. “잠깐만요.” 비서를 불러 세웠다.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상자를 집어 들고 한참 살펴본 뒤 그것이 자신이 예전에 세화 취임파티 때 준 선물임을 확인하자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러자 비서가 어리둥절하게 물었다. “이건 다 서 대표님이 안 쓰시는 물건이에요. 창고로 옮기려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노윤서는 상자를 다시 넣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그 말을 남기고 빠르게 자리를 떴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그녀의 완벽한 미소가 무너졌다. 그녀의 머릿속에 아까 본 것이 떠올랐다. 서동민이 정성껏 가꾸며 책상 위에 두고 있는 그 금귤나무 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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