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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그들은 시연을 시작해 보기도 전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거의 다 떠나버렸다. 허재열은 죄책감을 느꼈지만 강유진은 담담했다. 오히려 허재열을 위로하며 말했다. “아직 기회는 또 있을 거예요.” “대단하네요. 정말 멘탈이 강하시네요.” 허재열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다 예전 직장 생활에서 단련된 거예요. 이보다 더 힘든 일도 겪었는걸요. 이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녀는 언제나 가볍게 마치 아무 일 아니듯 지난 고생을 이야기했다. 허재열은 그럴수록 더 마음이 아팠다. 직장 사회에서 여성이 살아남는 게 얼마나 힘든지 그는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더 마음이 아팠다. 강유진은 묵묵히 부스를 정리하느라 허재열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 다만 대답하면서 속으로는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지금처럼 흔들리지 않게 된 건 전적으로 하재호가 예전부터 그녀를 외면했기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그녀는 끈기가 대단한 잡초처럼 거친 비바람 속에서도 스스로 자랄 수 있었고 애지중지 키워진 온실 속 꽃이 아니기에 조금의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다가 그녀는 노윤서의 부스를 힐끔 바라봤다. 하재호는 여전히 그녀 옆에 붙어 마치 경호원처럼 늘 지켜주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강유진이 시선을 거두기 직전에 하재호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잠시 마주쳤다. 그리고 이내 아무 일 없던 듯 서로 눈을 돌렸다. 서태우는 옷을 갈아입고 돌아왔지만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았다. “여기 보안 요원 놈들 진짜 눈치 없더라! 나보고 소란 피운대! 쫓겨날 뻔했어. 다행히 우리 아버지 아는 사람이 있어서 넘어갔지.” 노윤서의 사은품이 거의 다 배포된 걸 보고 서태우는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어차피 강유진 쪽은 시연조차 못 했으니까. “그나저나 그 ‘유노이안’이란 거, 왜 못 찾겠지?” 분은 풀렸지만 서태우는 본래 목적을 기억해냈다. “못 찾았다고?” 노윤서도 의아해했다. “응,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봤는데 아무도 못 봤대.” 서태우는 점점 초조해졌다. 그는 이번 유노이안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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