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그건 그렇지만 강 비서 같은 인재는 잘 붙잡아야 해. 밖에서 데려가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거든. 노 대표도 늘 눈독을 들이고 있고.”
민도영이 호의적으로 충고했다.
하재호는 시큰둥하면서도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그럴 일 없어.”
민도영도 자신이 괜한 걱정을 했다는 걸 금세 깨달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세월 동안 강유진이 하재호에게 어떻게 해왔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으니까.
칠 년 동안 마음도 시선도 오직 하재호에게만 쏟아온 여자.
사적인 시간조차 거의 없이 늘 그의 옆에 붙어 있던 여자가 쉽게 떠날 리 없었다.
하재호와 강유진의 관계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뒤에서 강유진을 두고, 하재호의 가장 충직한 ‘개’라고 비아냥거렸다.
내쫓아도 내쫓기지 않는 바로 그런 존재라고.
그러니 하재호가 그녀는 절대 떠나지 않을 거라 확신할 만도 했다.
“맞다, 동민이 강성에 돌아왔는데 오늘 밤에 모일까?”
서류에 사인을 하던 하재호의 손이 잠시 멈췄다.
“몇 시에?”
“여덟 시, 늘 가던 곳에서 보자.”
“알겠어.”
하재호가 짧게 응했다.
민도영이 말한 ‘늘 가던 곳’은 바로 벨루나였다.
마침 강유진도 그곳에 있었다. 물론 하재호 때문이 아니라 조우진이 그녀를 부른 것이었다.
조우진 말에 따르면 진광 그룹의 진도훈 대표가 중요한 클라이언트를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을 절약하려고 자리 잡은 곳이 바로 벨루나였다.
두 사람이 도착했을 때, 클라이언트는 아직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진도훈은 주저 없이 그들을 안으로 들였다.
강유진은 들어서자마자 그 클라이언트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얼마 전 창업 투자 컨퍼런스에서 얼굴을 알게 된 여수빈이었다.
여수빈도 강유진을 알아보고 놀란 듯 소리쳤다.
“강 비서님? 오랜만이에요!”
“여 대표님, 안녕하세요.”
강유진이 정중히 인사하자 진도훈은 호기심 어린 눈길로 물었다.
“두 분, 아는 사이인가요?”
여수빈이 웃으며 설명했다.
“작년에 세온시에서 열렸던 창업 투자 콘퍼런스에서 강 비서님을 만난 적이 있어요. 그때 큰 도움을 받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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