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8화
예전엔 설날이면 집집마다 인사하러 돌아다니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인터넷이 생기고 나서는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새해 인사를 주고받는 게 일상이 됐다.
강유진은 올해 유난히 많은 인사 메시지를 받았다.
이제 강유진의 이름 앞에는 ‘화영캐피탈 대표’, ‘유노이안 종신 이사’라는 타이틀이 붙었으니까.
더 이상 하재호 곁에서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강 비서’가 아니었다.
‘돈이 참으로 좋네. 남자보다 훨씬 믿을 만해.’
강유진은 몇몇 메시지만 골라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새해 인사를 올렸다.
[평안하고 즐거운 한 해 되세요.]
그건 매년 그녀가 꼭 남기는 문장이었다.
예전에 하재호가 물은 적이 있었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는데 왜 너만 다른 인사말을 써?”
그때 강유진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엄마가 아프신 뒤로 깨달았어요. 복 받는 것보다 평안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요. 평안해야 웃을 수 있으니까요.”
그녀가 글을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카카오톡 알림이 또 울렸다.
[평안하고 즐거운 한 해 되세요.]
강유진은 무심코 대화창을 열었다.
낯선 프로필 사진, 처음 보는 닉네임 ‘한온’이었다.
프로필 배경 화면도 없어서 마치 갓 만든 새 계정 같았다.
‘아마 예전에 일하면서 얘기를 나눴던 거래처 사람이겠지.’
그녀는 웬만하면 연락처를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편이었다.
정말 싫은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낯선 이름이라 강유진은 답장은 하지 않았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밥상 앞에 앉았다.
허재열 남매는 저녁을 함께 먹고 식사 후에도 한참을 머물렀다.
허재희는 요즘 생긴 고민이라며 강유진에게 털어놓았다.
“학교에 어떤 남자애가 있는데요. 맨날 줄 서서 맛있는 거 사주고 공부방 자리도 잡아줘요. 사람은 참 괜찮은데...”
강유진은 그녀의 말을 듣고는 대답했다.
“남자의 노력에 흔들리지 마. 그게 네가 꼭 그 남자의 마음을 받아줄 이유는 아니니까.”
허재희는 은근슬쩍 허재열을 한번 쳐다봤다.
이 질문은 그녀가 허재열을 대신해 떠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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