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1화
강서영이 딸의 손을 꼭 잡으며 물었다.
“유진아, 아직도 마음이 아프니?”
“이제는 괜찮아요.”
물론 힘들지 않았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감정에 더 이상 매달리고 싶지 않았다.
붙잡을수록 자기 자신만 괴롭힐 뿐이었다.
이제는 그저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강서영이 다정한 눈빛으로 말했다.
“사람은 다시 시작할 용기가 있어야 해. 지난 일에 갇혀 살면 스스로 만든 틀에 갇혀서 못 나와.”
“네, 알아요.”
강유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강서영은 딸의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었다.
“자, 밥 먹자.”
“그런데 엄마, 우리 헤어진 거 알면서 왜 그 사람을 집에 불렀어요?”
“그건 우연이었어. 한 번뿐이었고 하필 네가 본 거지.”
강서영이 난처하게 웃었다.
“그럼 병원 재검 예약은요?”
“그때는 네가 너무 바빴잖아. 그래서 내가 혼자 병원에 갔는데 절차가 복잡해서 헛걸음만 두 번 했어. 그랬더니 재호가 어쩌다 알았는지 대신 예약을 잡아줬더라.”
강유진이 피식 웃었다.
“예전에 네가 재호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해줬는데 그 정도는 마음 편히 받아도 된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나도 딱 잘라 말했어. 앞으로는 찾아오지 말라고.”
강유진은 웃음을 터뜨렸다.
“엄마 말은 언제나 틀린 게 없네요. 반박 불가예요.”
그렇게 걱정하던 일이 생각보다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강유진에게 있어서 일이 이렇게 된 게 오히려 다행이었다.
원래 회사는 정월 초닷새까지 연휴였지만 강유진은 사흘째까지만 집에 있고 다음 날 다시 회사로 향했다.
출근길에 강서영이 손수 싸준 두 상자의 음식이 따라 나왔다.
직접 빚은 만두며 수육이며 가득했다.
“냉동실에 넣었다가 데워 먹으면 돼. 일하느라 끼니 거르지 말고.”
엄마의 잔소리 같은 당부가 함께 담겨 있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동네 할머니를 마주쳤다.
“유진아, 남자친구는 안 데리러 왔니?”
“헤어졌어요.”
할머니는 한동안 말을 잃었다.
강유진이 떠난 뒤에야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렇게 괜찮은 청년이었는데 어쩌다 헤어졌을까.”
...
정월 초이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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