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화
강유진은 오늘이 밸런타인데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7년 동안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날이었지만 이제는 그 의미가 완전히 사라진 듯했다.
오후 회의는 예상보다 일찍 끝났다.
진행자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오늘은 빨리 마칠게요. 다들 약속 있으시잖아요?”
회의실 안이 가볍게 웃음으로 물들었다.
허재열은 그 틈을 타 말을 꺼내려 했다.
“유진 씨, 혹시 저녁에 약속 없으면 같이 식사할래요? 레스토랑을 예약해 놨는데...”
하지만 그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하민욱의 전화가 먼저 울린 것이었다.
그는 강유진에게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하민욱의 초대라면 빠질 수 없는 자리였다.
허재열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별다른 미련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민욱이 초대한 식사 자리는 꽤 성대했다.
강상총회 인사들도 여럿 왔고 낯선 얼굴도 있었다.
그중 한 남자는 특히 눈에 띄었다.
서른쯤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 말끔한 인상에다 묘하게 단정한 분위기를 풍겼다.
하민욱이 소개했다.
“배현준 씨야. 공무원인데 요즘 내가 자주 협의 보는 쪽이지.”
강유진은 그제야 그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걸 납득했다.
그는 사업가라 공무원이었다.
비록 직급은 그리 높지 않지만 하민욱이 주재하는 자리에 초대받는 사람이라면 절대 보통 인물은 아닐 것이다.
남자는 부드럽게 악수를 청했다.
“강유진 씨, 처음 뵙겠습니다. 배현준입니다.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저도 반갑습니다.”
강유진도 예의 바르게 답했다.
이쯤에서 대화가 끝나리라 생각했는데 배현준이 말을 덧붙였다.
“사실 예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꼭 한번 뵙고 싶었어요.”
강유진은 살짝 놀란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배현준은 설명했다.
“유노이안의 신제품 발표회 때 뵀습니다. 신성에서 열렸던 AI 정상회의에서도 발표하신 거 인상 깊었어요. 오늘 이렇게 뵙게 되니 정말 반갑네요.”
“현준 씨, 드물게 여성한테 관심 보이네?”
옆자리에서 누군가 농담처럼 끼어들었다.
“강 대표님도 아직 싱글이죠? 현준 씨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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