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하재호가 음식을 안 가린다고? 오늘 들은 말 중에 제일 웃기는 말이네.’
강유진은 하재호처럼 이렇게 편식이 심한 사람은 정말 처음 봤다.
채소는 거의 안 먹고 양고기나 생선도 안 먹는다.
음식은 모양과 식감까지 일일이 따졌다.
어느 정도냐면 갈비찜을 먹을 때 갈비는 반드시 크기가 똑같이 잘려 있어야 하고 모양이 조금이라도 못생기면 입도 안 댔다.
끈적거리거나 물컹물컹한 음식도 절대 안 먹는다.
정말 별의별 문제가 가득했다.
7년 동안 둘이서 단둘이 외식을 한 횟수는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다.
강유진은 혹시나 하재호를 불쾌하게 만들까 봐 매번 미리 레스토랑을 조사하고 메뉴까지 준비해 두곤 했다.
그런데 지금 그는 노윤서에게 자기가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까지 내로남불일 수가 있지?’
강유진은 정말 새로운 세상을 본 기분이었다.
속으로 투덜거리는 사이 하재호가 레스토랑 위치를 보내왔다.
강유진은 지도를 확대해 레스토랑 이름을 확인했고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청수 레스토랑이라고?’
강유진은 곧바로 하재호와의 대화 기록에서 ‘청수 레스토랑’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했다.
곧 관련 대화들이 떴고 작년 3월부터 올해 발렌타인데이까지 그녀가 이 레스토랑에 가고 싶다고 말한 게 무려 일곱 번이었다.
이 레스토랑의 사장은 예전에 프로젝트를 하면서 알게 된 정유리였다.
정유리가 인스타에 이 레스토랑을 홍보한 걸 보고 레스토랑 분위기부터 요리까지 모두 강유진의 취향이라 예전부터 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개업 후 1년 반이 지나도록 강유진은 한 번도 못 갔다.
하재호에게 얘기할 때마다 그는 바쁘다며 거절하거나 약속했다가 막판에 취소하기 일쑤였다.
번번이 바람맞다 보니 점점 기대도 사라져 올해 발렌타인데이 이후로는 아예 말도 꺼내지 않았다.
강유진은 문득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단둘이 식사한 때가 언제였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마치 아주 오래전 일처럼 많은 것들이 흐릿해져 있었다.
잠깐 마음이 쓸쓸해진 강유진은 곧 내비게이션을 켰다.
그러다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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